노조 및 시민단체 "박 행장 행장직과 함께 지주회장직에서도 물러나야"
채용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DGB대구은행 박인규 행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 노조는 박 행장이 DGB금융지주 회장직에서도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DGB금융지주는 대구광역시 북구 칠성동에 위치한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제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은행장 사퇴의사를 밝힌 박 행장은 지주회장직에 대해서는 "신임 은행장이 선출될 시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업계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채용비리, 비자금조성 의혹 등이 박 행장 사퇴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대구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대구은행 임직원 자녀 등에게 가산점을 높게 부여하는 등 부당 채용방법으로 부정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 등)를 받고 있는 대구은행 전 인사부장과 현 인사채용담당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아울러 박 행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4년 4월부터 작년 8월까지 함께 입건된 간부 16명과 법인카드로 32억7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를 다시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외하고 현금화하는 이른 바 ‘상품권 깡’을 통해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행장이 사퇴의사를 밝히자 이날 대구은행 노조측은 “박 행장이 은행장만 물러나는 꼼수를 쓰고 있다”며 “행장직과 지주회장직 모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액주주로부터 주식을 위임받아 이날 정기주총에 참석한 대구참여연대, 대구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박 행장이 행장·지주 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대구은행 비리에 관여하거나 묵인한 인사들을 이사·감사로 선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