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제출기한 넘겼지만 생산직 인건비 절감 방안에 가까스로 합의
사측, 노조 동의 절차 후 확약서 제출…산은, 확약서 검토 후 최종 결정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대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밝힌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으로 STX조선 관계자가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에 대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밝힌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정문으로 STX조선 관계자가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기로에 서 있는 STX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안과 이를 위한 노사확약서를 마감일인 9일까지 제출하는 데 실패했다. 노사합의가 9일 자정을 넘겨 겨우 이뤄졌지만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STX조선 노사는 9일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가지면서 협상의 주요 쟁점인 고정비 40% 감축 방안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10일 오전에 합의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산은은 STX조선 노사가 자구계획 이행안과 노사확약서를 마감일까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10일 "노조가 자구계획 제출을 거부함에 따라 STX조선은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 및 아웃소싱 등 인력 감축에 반대하고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10일 오전 중 노조 설명회를 거쳐 노사확약서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STX조선 노사가 큰 틀에서의 접점을 어렵게 이끌어내 법정관리행을 조금 늦출 수는 있겠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10일 오전 9시부터 비상대책위와 노조원 설명회를 잇따라 열어 지난 밤 합의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조원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한다. 자구계획안이 노조 동의절차를 통과하면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서명한 확약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3월 기준 695명인 생산직 직원을 200명 안팎으로 줄이라고 요구하며 고정비 40% 감축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급휴직과 임금삭감 등으로 고정비를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STX조선 노사는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급휴직·임금삭감·상여금 삭감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사측과 고정비 절감방안에 자정을 넘긴 10일 새벽에서야 일단 의견 접근을 이뤘다.

산업은행은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시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원칙대로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STX조선 노사가 의미 있는 합의안을 도출하면 법정관리 신청 방침을 철회할지 정부에 의향을 타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서와 노사확약서의 세부내용과 이행 가능성 여부 등을 검토해 STX조선 처리방침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써 법정관리행을 피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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