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콜비와 같은 수준으로 가격 책정…고가 논란 ‘즉시 배차’는 연기
포인트제도·목적지 미노출 등 택시기사의 무료호출 기피 예방책도 마련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사진-연합뉴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택시의 유료호출 서비스가 사용료 1000원으로 책정되어 10일부터 실시된다. 고가 논란이 일었던 ‘즉시 배차’ 서비스는 정부와 택시업계의 반대로 일단 연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오후 택시 호출 성공률을 높여주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스마트 호출’ 기능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기존 무료 호출이 이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택시 기사에게 순차적으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스마트 호출은 AI가 예상 거리와 시간, 과거 운행 패턴, 교통 상황 등을 분석해 응답할 확률이 높은 기사를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호출 사용료는 1000원인데, 현행 콜비(주간 1000원·심야 2000원, 서울 기준)와 같은 수준이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말부터 이용자가 기존 콜비보다 높은 금액을 내면 인근의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즉시 배차’도 도입하려 했지만, 정부와 택시업계에 반대에 부딪혀 일단 연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카카오택시 유료호출 기능과 관련해 “현행 법률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고시한 호출수수료의 범위와 기준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카카오모빌리티 유료서비스로 인해 출·퇴근, 심야 시간대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택시 이용이 어려워져 택시요금 인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속적인 사용자 인식 조사와 국토부,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스마트 호출 기능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사용료를)책정했다”며 “즉시 호출 기능은 시간을 갖고 기관·업계와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이 유료호출 승객만 골라 태워 사실상 택시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예방책도 마련됐다.

우선 유료호출 요금은 택시 기사에게 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환금이 가능한 ‘포인트’에 반영해 사후 정산하도록 했다. 콜 요금의 60% 이상을 포인트로 돌려준다.

포인트 계산에는 단거리·교통 취약지 등 비인기 호출 응답 건수와 이용자 별점 평가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동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더 많은 택시가 호출에 응답하도록 유도하고 무료 호출 기피 현상 등을 막을 계획이다.

또한 유료호출 목적지는 기사가 먼저 호출을 수락한 다음 알려주도록 했다. 

만약 유료호출에 응답한 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한 다음 연결을 취소하면 일정 시간 호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일반 호출은 이전처럼 목적지가 먼저 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 호출의 활용성은 유지·강화하고 일반 호출로 택시 이용이 어려웠던 이용자에게는 스마트 호출이라는 새로운 연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택시에 가입한 택시 기사 중 80% 이상이 스마트 호출 기능 도입에 대한 약관 동의를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이용 등 응급 상황으로 추정되는 호출의 경우에는 스마트 호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 호출 요금은 앱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데,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첫 이용 요금은 무료로 해준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다양한 기능과 정책으로 기존 연결을 강화하고 새로운 연결 기회를 창출해 이용자와 종사자의 편익을 확대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추진된 카카오택시 유료호출 서비스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택시요금을 카카오가 주도하게 됨으로써 여객운송 질서가 심각하게 교란돼 결국 택시비 인상으로 이어져 기존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일방적인 유료호출 서비스로 대기업인 카카오만 배불리게 된다는 지적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급하게 호출이 필요한 고객들이 보다 빠르고 쉽게 택시를 호출하는 대신, 무료 호출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기존대로 큰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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