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연 1.50%로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하며 최저금리에서 벗어난 이래 세 번째 동결이다.

이번 금통위 회의는 이주열 총재가 연임된 후 처음이자,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 이래 처음이다.

올해 한국경제는 3% 성장 전망에도 추가 금리인상 동력이 충분치 않다.

금리 결정의 주요 척도인 물가상승률이 전망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3%로 2016년 3분기 이래 최저로, 한은 상반기 전망치 1.5%보다 낮다.

이는 현재 내수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뜻이다.

또한, 3월 실업률은 동월 기준 17년 만에 최악이었고, 취업자수 증가폭도 11만2000명에 그쳤다.

특히,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중국은 서로 공격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 최근 소강상태에 들어가긴 했지만, 당장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원화절상 압박 분위기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원/달러 환율이 3년 5개월 만에 최저를 찍기도 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450조 원에 이르는 점도 금리 인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기로 했으며, 제성장률‧물가 흐름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번 금통위는 함준호 금통위원의 마지막 금리결정 회의다.

앞서 함 위원은 2014년 5월 13일 취임해 이주열 총재와 임기를 거의 같이 했으며, 다섯 차례 금리를 내렸고 지난해 11월 한 차례 금리를 올렸다.

함 위원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지난번 총재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 중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