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팀장이 질문에 답변 못하자 소리지르고 물뿌리고 회의장서 쫓아내
피해업체 오히려 사과…대한항공측 “게시판 글 내용 사실과 달라” 상반된 입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최근 광고대행사 '갑질' 의혹에 휩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민(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가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한항공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진실이 무엇인지 보다는 최근까지 '재벌갑질'로 논란됐던 '땅콩회항' 조현아(44) 대한항공 부사장의 친동생이 조 전무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 모아진다.

12일 매일경제는 "한진그룹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광고대행사 팀장에 `물 뿌리기` 갑질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단독기사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A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광고팀장인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팀장이 대한항공의 영국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격노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대목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행태를 폭로하는 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행태를 폭로하는 글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일요경제>의 취재과정에서 상반된 답변을 내놓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현민 전무가 당시 회의에서 A업체 직원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음료수를 던지거나 물을 얼굴에 뿌리지는 않았다. 다만 물이 튄 것은 사실”이라며 “A업체가 조 전무에게 사과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조 전무가 A업체 직원들에게 문자로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바로는 갑질 피해를 입은 A업체 사장이 조 전무에게 사과를 하는 내용을 대한항공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피해 사실은 A업체의 익명 게시판에 "(조 전무가) 1차로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던졌는데 안깨졌다. 그러자 분이 안풀려 물을 뿌렸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잠시 게재됐다가 바로 삭제됐다고 광고업계는 전했다. 

얼굴에 물을 뿌리는 행위는 폭행죄로 분류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A업체가 갑질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조 전무에게 사과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대한항공 측의 조 전무가 오히려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고 밝힌 부분은 정면으로 대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그동안 법원 출석, 봉사 활동 등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이달 초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언니의 갑질 논란에 이어 이번에도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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