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몇년간 10%대 ‘정체’…日기업에 연 100억 배당 ‘외화유출’
SKT, ADT캡스 인수 추진…NSOCK와 시너지효과 내면 시장서 입지 좁아져

삼성그룹 계열 에스원이 최근 ‘물리보안업계 1위’ 타이틀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안팎으로 감지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때 60%를 기록하던 에스원의 시장점유율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다 영업이익률이 수년째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등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업계 2위인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업계 1, 2위 간의 격차가 더욱 줄어드는 등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942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8301억원보다 6.12% 상승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89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에 비해 급성장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5억원으로 전년도 2056억원보다 1.51% 줄어들긴 했지만 2년 연속 2000억원대를 유지했다. 2010년 영업이익이 1300억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하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성장하는 것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영업이익율은 2011년 16%를 기록한 이래 2017년까지 1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어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튼튼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스원에 비해 업계 2위인 ADT캡스의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하는 것을 볼 때 이러한 평가는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에스원의 매출 향상에는 삼성그룹 계열사 내부거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에스원의 삼성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까지만 해도 20% 정도였다. 하지만 2014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로부터 부동산 시설 및 수익 관리, 중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건물관리 사업을 양수한 이후 35%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에스원은 배당금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배당성향을 30%에서 59%로 두배 가량 늘렸기 때문이다.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25.6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보안회사 세콤이다. 세콤은 지난 10년간 매년 100억원 가량의 배당을 챙겨갔다. 이 때문에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일본 기업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에서 외화 유출 지적도 제기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SK텔레콤이 물리보안업계 2위 회사인 ADT캡스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보안업계의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은 호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영국계 CVC캐피털 컨소시엄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SK텔레콤 컨소시엄만 남은 상태다.

SK텔레콤 측은 협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DT인수는 잘 될 것으로 본다”며 “상대방은 더 비싸게 팔고 싶은 것이고, 우리는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면 팔 데가 없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칼라일그룹은 2014년 당시 약 2조 원 가량의 금액으로 에스원을 사들였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2650억 원)이 당시보다 약 40% 정도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ADT캡스의 가치는 약 3조 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맥쿼리 컨소시엄도 시장 예상 매각가인 3조원에 맞춰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협상도 무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014년 인수한 보안업체 네오에스네트웍스(NSOK)와 시너지를 내는 한편,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종합 보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행보가 에스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스원의 시장점유율은 50% 중반으로, 2013년 60%에 육박하던 수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반면, ADT캡스는 점유율 30%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이 ADT캡스를 인수한다면 SK텔레콤은 업계 4위인 자회사 NSOK와 합쳐  시장점유율이 30%대 초반이 되기 때문에 3위인 KT텔레캅의 12%를 훌쩍 제치게 된다. 

여기에 ADT캡스와 NSOCK의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까지 더한다면 뚜렷한 성장동력이 딱히 없는 에스원에게는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가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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