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곳 병·의원 의사 등에게 합계 5억5천만원 상당 제공

비나폴로(Venapollo) 발매 50주년을 맞은 중견 제약업체 유유제약 최인석 대표이사가 5억원대의 의약품 판매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의 1심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영업지원부 이사 하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영업본부장 김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해 이들 모두에게 유죄 판정했다. 유유제약 판매대행사 배OO 대표이사에게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또 유유제약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최 대표이사 등은 2014년 4월부터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A내과의원 2층 진료실에서 “유유제약에서 제조·판매하는 약을 처방해주면 현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해 이를 승낙한 김모씨에게 현금 500만원을 교부하는 등 2016년 3월까지 특정 의약품의 처방을 유도해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전국 29곳의 병·의원 의사 등에게 합계 5억4665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4년 2월께 회사 매출이 급감하며 경영이 어려워지자 배씨 명의로 판매대행업체를 설립하고 영업사원 10명을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마치 대행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비자금을 조성해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날 재판부는 "의약품 시장의 리베이트 관행은 건강한 경쟁과 유통질서를 해친다"며 "또 의료인의 약품 선택의 기준을 환자에 대한 치료 목적이 아닌 경제적 이익으로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 의약업계의 구조적 문제도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피고인들이 리베이트 지급 거래처와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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