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근로자 680명 희망퇴직‧전환배치…무급휴직은 안하기로
부평·창원공장에 SUV, CUV 배정…임금 동결‧성과급 미지급 합의

한국GM 노사가 23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벌여 자구안에 잠정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사가 23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벌여 자구안에 잠정 합의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극적으로 자구안에 합의하면서 법정관리라는 파국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제너럴모터스(GM) 본사로부터 추가 차입도 가능해져 유동성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새벽 4시 50분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14차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11시간여만인 오후 4시12분쯤 잠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노사는 합의안에서 희망퇴직 후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할 계획이다.

또한 노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 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에 합의했으며 단협 개정을 통해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방법, 학자금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사무직 승진 미실시, 적치 미사용 고정연차에 등에 관한 별도 제시안에도 합의하기로 했다.

미래발전 전망 합의안에 따라 부평1공장은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을 생산하며 창원공장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2022년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노사는 이에 따른 일시적 공장운영 계획 변경과 생산성 향상 목표 이행을 위해 상호 협력할 방침이다.

2022년 이후 단종될 말리부를 대체할 후속모델이 필요한 부평2공장은 노사가 교섭 종료 후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25∼26일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노사 합의는 GM 본사가 임단협 교섭 결렬 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며 정한 데드라인인 23일 오후 5시에 임박해서 이뤄졌다.

당초 GM이 제시한 데드라인은 지난 20일이었지만, 20일 교섭 결렬 이후에도 노조가 협상을 이어갈 의지를 보이자 사측이 법정관리 신청 안건의 이사회 의결을 23일까지 유예했다. 자구 계획 합의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70여일 만에 봉합됨에 따라 한국GM은 GM 본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당장 시급한 유동성 부족 상황을 해결할 계획이다.

법정관리 위기를 피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금 지원과 신차 배정을 놓고 GM과 우리 정부의 협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에 전달된 한국GM 경영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노사 합의, GM 본사의 신차 배정, 최대주주(83%)인 GM과 2대주주(17%)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졌을 때 2020년이 되면 흑자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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