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 미성년자 자금원천 추적 및 증여자 탈루 등 집중 조사"

최근 분양가 14억원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만 19살 당첨자가 나와 '금수저 분양' 논란이 일었다. 국세청은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미성년자와 연소자 등을 대상으로 증여세 등 세금 탈루혐의를 두고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는 고액의 예금을 보유한 미성년자, 차명주식으로 회사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한 기업체 사주,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고가 아파트 취득자 등 총 268명이다.

특히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고액 예금자는 151명으로 대부분 10대 미성년자다. 자산가인 부모로부터 변칙 증여를 받아 고가의 아파트를 취득하거나 고액의 전세에 거주하는 77명도 세무조사 대상에 넣었다. 다섯 살짜리 어린이도 억대 예금을 보유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회사 경영권을 자녀에게 편법으로 넘기기 위해 임직원 명의의 차명 주식이나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무상 증여한 40개 법인도 조사한다.

#. 한 고액자산가는 과세당국의 눈을 피해 미성년인 자녀에게 수년동안 소액으로 9억여원을 분산 증여했다. 이후 자녀들은 자력 없이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무당국은 3억원대의 증여세를 추징했다.

#. 한 중견그룹 회장은 수조원대 개발사업을 앞두고 회사 주식을 10살도 안된 손주들에게 미리 증여했다. 이후 주식가치가 급증하면서 손주가 막대한 재산가치 증가 이익을 얻으면서 해당부분의 증여세를 탈루하면서 경영권 편법 승계를 준비했다. 세무당국은 증여세 탈루혐의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 한 기업의 사주는 주식을 임직원 명의로 돌려둔 뒤, 이들이 퇴직하면 싼 값으로 자녀들이 100% 주주인 회사에 팔게 해 증여세에 양도소득세까지 포탈했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 자금출처조사를 통해 조사대상자 본인의 자금원천을 추적한다. 필요하다면 직계존비속의 자금흐름과 기업자금 유출 및 사적유용, 비자금 조성행위 등도 면밀히 검증할 방침이다. 

고액 금융자산 보유 미성년자는 자금원천을 추적, 증여세 탈루여부는 물론이고 증여자의 사업소득 탈루여부 등 자금 조성경위 및 적법성도 조사할 예정이다. 

최근 금수저 청약 논란에 따라 청약 과열지역 아파트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전수 분석해 탈세 혐의가 발견되면 면밀한 세무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청약과열지역 아파트 당첨자의 자금조달계획서가 수집되는 대로 전수 분석, 탈세혐의 발견 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주식·예금 등 고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미성년자의 범위를 확대해 탈세여부를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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