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조사관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와 관세포탈 관련 자료들을 압수하고 있다.
관세청 조사관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와 관세포탈 관련 자료들을 압수하고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뿌리기 갑질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총체적 문제점들이 뭉터기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혐의를 강력하게 수사해야 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관세당국도 수사 의지를 높이고 있다.

관세청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고액의 명품들을 밀반입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대한항공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조사 속도를 높였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30일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혐의에 "성역없이 수사해 꼭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문 관세청장
김영문 관세청장

김 청장은 이날 인천공항 현장 점검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밝혀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진 일가의 소환 조사 여부에는 "확인할 부분이 많고 제보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밀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는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서로 보는 부분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세관 직원의 묵인이 있었는지도 엄정히 살펴보겠다"며 "밀수 관련해서 어떤 부분이든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관세청은 조 회장 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압수 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을 분석, 조 회장 일가의 관세 포탈 금액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세청 직원과 대한항공 측의 유착 없이 한진 오너 일가의 고가물품 반입이 가능했겠느냐는 의혹이 가라않지 않는 만큼 관세청 조사를 얼마나 신뢰해야 할 지에 대한 우려를 걷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은 그동안 각종 제보·증언 등을 통해 총수 일가의 퇴진을 압박하며, 서울 도심 촛불시위를 계획하는 등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조현민 '물벼락 갑질'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 강서경찰서는 5월 1일 조 전 전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인지한 폭행·업무방해 혐의, 직원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민중당이 고발한 특수폭행 혐의에 대해 조 전무의 진술을 들을 예정”이라며 “그동안 10여 명의 광고 회의 참석자를 조사했고, 2명의 피해자가 특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