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각축
소통형 리더십으로 조직 안정화 적임자 평가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 내정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 내정

공석이던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 자리에 사퇴한 박인규 전 회장의 인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DGB금융은 201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래 처음으로 외부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맞았다. 

10일 DBG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심층면접을 통해 김태오 전 사장을 DG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차기 회장 후보로 일찌감치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내정자가 막판에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DGB금융의 현안인 하이투자증권 인수와 비금융계열사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부 주요 인사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과 긴밀한 관계에 있어 인맥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장을 맡은 적이 있어 경북 지역 금융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김 내정자는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최종 확정되면 임기 3년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날 김 내정자는“우선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안정화에 주력하고, 정도 경영을 통해 고객과 주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 및 가치제고에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 지역 기반을 넘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로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1954년 경북 왜관 출신으로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업과 인연을 맺었으며 1991년 보람은행 설립시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1998년 하나은행과 합병한 후에는 영업추진부장,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가계기획·추진본부와 카드본부 부행장보를 거쳐 하나금융지주 상무와 부사장으로 리스크관리 및 시너지, 인사전략을 담당했다. 다시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영남사업본부와 고객지원그룹 부행장을지낸 뒤 2012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은행의 지역영업 및 리테일업무 총괄 관리 경험과 지주사의리스크, 인사, 전략, 홍보등 경영관리 전반을 경험하고 보험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으로 금융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격식을 따지기 보다 실용성을 강조하고 투명한 인사관리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직원을 존중하여 덕망과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해 부드러운 소통형 리더십으로 조직 안정화에 적임자라는 평가했다. 이번 심층면접에서도 이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GB금융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비리·비자금 조성·수성구청 펀드손실 보전 의혹 등 잇단 악재로 조직 구성원이 사분오열된 상황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직의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혀왔다. 김 내정자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풀어나갈지 그의 리더십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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