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기내면세점에 물품 납품 회사 세워놓고 통행세 '쏙쏙'

檢, 조양호 회장 등 한진家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혐의 조사
조양호 회장 등 한진家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혐의 드러나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납품을 목적으로 세워진 '트리온 무역'이라는 위장 계열사가 한진家 비자금 조성 통로로 지목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 오너 일가 갑질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들 3남매가 조성한 비자금 혐의를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스카이샵'이라는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며, 해마다 2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트리온 무역'은 이 '스카이샵이'라는 기내 면세점에 위스키와 와인 등 주류 납품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유명 주류업체들이 트리온 무역에 제품을 공급하면 스카이샵에 납품하는 구조로, 납품가액의 3~5% 가량의 수수료를 챙겨 수익을 남겼다.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3남매가 공동 사업자로 등재돼 있지만, 외형상 한진그룹 임원인 원종승 씨를 대표로 내세워 놓고 있다. 원 씨는 대한항공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같은 꼼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한진 계열사 명단에는 빠져 있다.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위가 급히 조사관 등 20여명을 투입해 조사에 나섰다. 전형적인 위장계열살 이른바 통행세를 받아 챙긴 혐의를 조사했다.

20년 넘게 면세점에 근무했다는 관계자는 "2010년 설립된 트리온 무역은 이미 90년대 세워진 '브릭트레이드'에서부터 시작됐다"며 "브릭트레이드 수익은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나눠가졌고, 이후 조 회장이 세운 '삼희무역'을 통해 수익을 독점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진 오너 일가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정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땅짚고 헤엄치 듯 돈 주머니를 채우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검찰은 이와 별개로 트리온 무역의 수익 중 매년 10억원 가량이 이들 3남매의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세청 역시 트리온 무역의 외화밀반출 혐의에 대해 심도깊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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