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찬반 논란…“총수일가 유리한 결정” vs “경영간섭”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방안의 핵심 내용인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 재편 계획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재 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방안이다. 여기에는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1조원을 포함한 3조원 가량의 자금도 필요하다.

이를 두고 한 쪽에서는 총수일가에 유리한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경영간섭이라며 반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민단체와 해외투자 자문사는 총수일가에 유리한 결정이라며 비판하는 반면, 현대차 측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경영간섭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번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쪽에 ISS 등 국제의결권자문기구에 이어 참여연대도 가세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그리고 현대차핵심계열사에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에 반대하는 핵심은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이 모비스 주주에 불리하고, 사업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이 내놓은 방안대로 합병분할하면 모비스 주식은 한 주당 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받게 되는데 주주로서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현대글로비스도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별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고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현대글로비스도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별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고 있다.

시민단체도 이번 현대차 지배구조 재편안에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목적이 총수일가 이익에 맞춰져 있다는 비판을 내놨다. 즉,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현대모비스 부날법인의 가치를 저평가했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기아차 주식을 가져오려면 내가 가진 글로비스 주식 줘야 하는데, 기아차의 모비스 주식을 싸게 만들든지 내가 가진 글로비스 주식을 비싸게 하면 이 교환을 할 때 유리하다"고 했다.

또 분할법인의 가치가 저평가될수록 총수 일가에 돌아가는 이득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6일 홍순탁 회계사는 참여연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진단 토론회에서 "(과소추정도가) 10%포인트씩 증가할 때마다 총수일가는 2천억원씩 추가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엘리엇은 노골적으로 반대의견을 내고, 그 대안으로 지주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도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등 오너일가가 기아차와 글로비스,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존속 모비스→현대차→기아차` 지배구조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0.61 대 1로 결정됐다.
현대차그룹은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등 오너일가가 기아차와 글로비스,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존속 모비스→현대차→기아차` 지배구조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0.61 대 1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순환 출자 해소, 일감몰아주기 금지 등 국내법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심각한 오류로 시장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모비스가 국내 AS·모듈 사업을 갖고 있으면, 일감몰아주기 비판에 직면한다"며 "분할·합병 비율에 따라 모비스 100주를 가진 주주는 모비스 79주와 글로비스 61주를 받게 돼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비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3만원대 거래되고 있고, 현대차의 경우 15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현섭 현대차그룹 부장은 "ISS 주장과 반대로 오히려 모비스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이다. 이번 재편을 통해 그룹사들이 각각의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돼, 미래지속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단기적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엘리엇과 ISS의 주장이 맞냐, 아니면 비전을 지지하는 대주주와 장기투자자의 싸움으로 비춰진다.

이 때문에 오는 29일 현대모비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관건은 결국 이번에도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서 누구 손을 들어 주느냐다.

현재 모비스 지분은 현대차 계열이 30.3%, 외국인 투자자가 48.6%, 국내 기관·개인이 8.7%, 국민연금은 9.8%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이번에도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다음 주 중 민간위원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권한을 넘기기로 했다.

또 지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외압에 의해 국민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 18일까지 세부 방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자위원회가 열리기 전이라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이번에도 '캐스팅보트'로 9.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2주 남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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