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가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미친 영향은?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를 다투는 감리위원회가 열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융당국이 17일 감리위원회에서 맞붙었다. 사안이 대단히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급을 불러올 수 있어 감리위의 심의에 대중의 큰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심의결과는 이달 말 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리위원회는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이다.

핵심은 크게 3가지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의 코스피 상장 전 가치를 부풀려 회계처리했는지 ▲합작투자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농후했는지 ▲이 회계처리가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이다.

●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회계처리 하면서 바이오에피스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 평가했다. 이로써 연이은 적자를 내고 있던 바이오로직스가 당해 1조 9000억원의 순이익을 보게 된 것. 이로써 바이오로직스는 순식간에 ‘초우량회사’로 변신했다.

금감원이 이 부분을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로직스측은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회계 변경이라 맞서고 있다.

●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의 가능성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감리위원회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인 김학수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감리위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한다.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감리위원회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인 김학수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감리위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한다.

당초 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오젠의 합작투자로 설립되었다.

바이오로직스 측은 2015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이 약해지게 돼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를 변경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2012년 설립 당시 85%에서 현재 94.6%로 되려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근 참여연대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콜옵션에 대한 부분을 공시하지 않았다가 회계 기준 변경을 앞둔 2014년에 와서야 뒤늦게 공시했다는 점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는 2012년이나 2015년이나 같다는 점을 들어 문제제기 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영향은?

금감원은 분식회계를 통해 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올라갔고 당시 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이 일련의 과정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참여연대 또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제일모직의 가치가 바이오로직스의 가치상승으로 덩달아 올랐고 이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에도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을 보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있다.

한편 당초 이번 회의는 일반 재판처럼 진행하는 대심제(對審制)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평소 감리위처럼 진행됐다.

금융위원회는 "위원들이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대심제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안건의 방대함과 회사, 감사인의 의견진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차기 회의에서 대심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감리위는 평소처럼 금융감독원의 안건 보고를 들은 뒤 차례로 회사와 감사인의 의견 진술을 듣는 식으로 진행됐다.

감리위에서 실제 어떤 쟁점들이 오갔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감원 관계자는 "사안이 복잡하고 중대하기 때문에 공식 발표가 있기 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감리위의 심의 결과가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이 커 보여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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