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제도개선 TF, 수정된 특허제·등록제 가미 특허제·부분적 경매제 등 제시
업계, 대기업 운영기간 ‘5년’→‘1회 연장 허용해 10년’ 변화 가능성에 이목 집중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가 현행 면세점 제도 개선 권고안을 내놓는다. 

특히 현행 5년으로 묶여있는 대기업 면세점 운영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권고안에 포함돼 있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면세점 제도 개선 TF는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면세점 제도개선 권고안을 발표한다.

TF는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교수·국책연구기관 종사자 등 9명으로 구성됐다. TF는 그동안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을 포함해 앞으로 면세점 제도의 근본적 구조개선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와 기재부, 관세청 등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TF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특허제의 단점을 보완한 ‘수정 특허제’, ‘등록제 성격을 가미한 특허제’, ‘부분적 경매제’ 등 3가지 사업자 선정방식을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세 방식 모두 현행 5년으로 묶여있는 대기업 면세점 운영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면세업계가 5년의 특허기간이 사업의 지속성을 해친다고 지적한 부분을 반영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정 특허제’는 외국인 관광객 수나 면세점 사업자 매출이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하는 등 객관적인 요건을 충족할 때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발급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또한 신규 특허에 관해 정부에 제안할 면세점제도개선위원회를 신설해서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한편 시장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등록제 성격을 가미한 특허제’는 면세점을 허가가 아닌 등록 방식으로 전환해 면세 사업 진출 여부를 시장에 위임하되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도록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특허 수를 정부가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지만 사업자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 우려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금력이 우월한 외국계나 대기업이 독과점하는 구조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TF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중소·중견 면세점을 우대하고 대기업 사업자의 특허 수를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방식을 함께 검토했다.

‘부분적 경매제’는 특허수수료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되 면세점 사업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는지 따로 심사하는 방식이다. 면세점 특허수수료 수준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 부분적 경매제의 핵심이다.

신규 특허는 외국인 관광객 수와 사업자 매출액 등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 발급하도록 한다.

TF는 ‘수정된 특허제’와 ‘등록제 성격을 가미한 특허제’로 면세점 제도를 변경하는 경우 대기업도 면세점 특허를 1차례 갱신할 수 있도록(최대 10년간 운영) 하고,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현재 1차례 허용된 갱신을 2차례까지 허용(최대 15년)하는 방안을 검토안으로 제시했다.

현재는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는 특허 기간이 5년이며 중소·중견기업이 면세점을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특허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면세점 특허 기간이 10년이었으나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이 쇄도하면서 면세점 시장의 경쟁 구도 촉진을 위해 5년마다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2013년 제도를 바꿨다.

이 같은 특허 기간 단축으로 면세점 사업자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있지만, 특허 기간이 줄면서 면세점 투자의 불확실성이나 면세점 직원의 고용 불안이 커졌으며 면세점에 입점한 국외 고가 브랜드 업체와의 협상력이 약해지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정부는 이날 발표되는 TF의 권고안을 토대로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7월 말까지 면세점 제도개선 최종안을 마련하고 관세법 등의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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