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탈퇴 지연으로 가짜회원 회비 대납 등 떠안겨…교사 ‘빚더미’ 올라
눈높이 러닝센터, 영업실적에 눈멀어 규정 어기고 유아회원 모집에 ‘열중’

대교눈높이 홈페이지 일부 캡처
대교눈높이 홈페이지 일부 캡처

‘눈높이 학습’으로 유명한 대교가 교사에게 회원 탈퇴를 지연시키고, 유령회원의 회비를 대납시키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찾아오는 학습관인 ‘눈높이 러닝센터’에서 모집해서는 안되는 유아회원도 받는 등 회사의 실적 압박으로 인한 부정 업무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대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지 전반에서 암암리에 일어나는 일들이어서 ‘학습지 회사들이 교사들에게 하는 각종 갑질 행위들 조사해 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오고 있다.

▶교사에게 회원 탈회 지연 등 부정업무 강요

최근 국민일보는 대교 눈높이 교사들이 이미 탈퇴한 회원의 수업비를 자기가 부담하며 이른바 ‘유령회원’을 떠안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회원탈퇴 처리를 받아주지 않게 만드는 영업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실적 유지를 위해 가짜 회원을 유지했고, 이들의 회비를 자신이 부담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가 만든 시스템이 ‘갑질’을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교 눈높이는 일반 교사들이 가르치는 회원 수가 줄어들면 교사들을 관리하는 관리직 교사의 급여와 평판이 깎이기 때문에 관리직 교사들은 매월 일정 비율 이상의 탈퇴 신청을 받아주지 않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반 교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탈퇴한 회원을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계약을 유지하고 회비를 대납하는 것이다.

심지어 회원 탈회 지연이 10개월이나 계속된 경우도 있는데, 교사가 이들 유령회원의 회비를 대납하지 않고 버티다가 쌓인 연체된 회비와 연체료를 납부하라는 회사의 독촉 때문에 한꺼번에 납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비단 대교 눈높이 뿐만 아니라 다른 학습지 업체 교사들도 경험하는 흔한 일이라는 게 얼마전 교원 빨간펜을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교원 빨간펜도 일부 교사가 비슷한 일을 겪은 후 지난달 ‘바른 영업 실천 선포식’을 갖고 이 같은 부정업무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당사는 윤리경영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회사 차원의 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당사의 감사팀에서는 매월 지점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감지 시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규 회원은 학부모의 직접 동의를 받아야 등록 가능하며, 회원 탈퇴 처리는 관리자의 승인 없이 교사가 직접 탈퇴 처리를 할 수 있어 투명하게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교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윤리경영을 위해 구축된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회원 가입 및 탈퇴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유령회원'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경제적 부담은 전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을 체험한 퇴직 교사들은 현직 교사들 중 많고 적음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짜회원' 하나 없는 경우가 더 드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습관에서는 모집금지된 유아회원도 입회

또 눈높이대교는 교사가 방문해 학습지를 체크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찾아오는 학습관인 ‘눈높이 러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부 센터에서는 만 3~4세 유아의 입회를 금지하는 자체 규정을 어기고 유아회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한다는 제보가 나왔다.

전 직원이라고 밝힌 김원희(38, 가명)씨는 제보에서 “센터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일부 센터에서 유아회원을 모집한다”면서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센터 내에 부재한데다 교사들이 다른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봐주면서 유아들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져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교가 센터에 유아회원 모집을 금지한 규정을 만들었음에도 일부 센터에서 영업실적 때문에 규정을 어기고 암암리에 유아회원 입회에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눈높이 러닝센터'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유아회원 모집에 대한 지적이 적잖이 나오고 있어 ‘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당사에서는 유아 회원의 러닝센터 방문 학습을 내부 규정에 의해 금지하고 있다”며 “러닝센터 내에 면학분위기와 안전에 대한 문제로 인해 유아 회원의 러닝센터 방문 학습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입문교육은 물론 전국의 러닝센터 담당자에게 유아회원 방문 학습이 불가하다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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