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제보자가 있어야 파악 가능하다" "어떤 제보도 들어온 것이 없어”

최근 ‘미투 운동’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권력형 성폭력과 관련, 기업 내부에서도 피해자 고발이 잇따라 나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기업 내부의 성희롱 및 폭언 등에 관련한 피해자들과 복수의 댓글이 쏟아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LS산전 미투’라는 제목의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여기에는 글을 올린 사람의 신상을 제외한 매우 구체적 내용들이 담겨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구자균 LS산전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한 임원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행사해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이라는 제목으로 "일주일에 남편이랑 몇 번이나 하냐, 오늘 그거 하려면 일찍 들어가야지, 오늘 그거 하려고 일찍 들어가냐"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글을 올렸다.

LS산전의 임원의 성희롱 및 폭언에 대한 글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LS산전의 임원의 성희롱 및 폭언에 대한 글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야 걔는 가슴 좀 있더라 너는 뭐냐? 좀 어떻게 해봐 니 면상은 왜 그 꼴이냐. 걔가 너보다 낫다"라는 말도 들었으며 “이것 말고도 너무 많은데 욕설과 음란적인 말들.... 그 말에 대한 기억은 많이 없어졌지만 그때 받은 상처는 그대로에요”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게다가 "회사 측에서 인사, 진단 등등 자꾸 여사원 들쑤시고 다니고 유도심문하고 있더라구요“라는 제보를 해 LS산전이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려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LS산전 관계자는 “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게시판을 통해 ‘실명으로 제보하기를 원하고 제보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으나 아직 (피해자가) 제보 한 것이 없다”라고 말을 이었다.

또 ‘자동화해외사업부 소속 그 사람 밑에서 제 아내가 일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에서는 그 임원이 "임신은 왜 안돼냐, 왜 애 안가지냐 밤에 무슨 문제있냐, 남자들 다 밖에서 그짓한다, 니가 섹시하지 않아서 그런거다" 등의 폭언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더욱 제 아내 같은 사람들이 아무 말 못했던 건 그 사업부장을 회사 로열들이 밀어주고 보호해줘서 결국 피해보는 건 자신들이라고 합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해당 임원은 평소 “내가 위에다 말하면 회장님한테 바로야”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고 폭로 글들은 주장했다.

그러나 게시글에 따르면 "회장님 오른팔 분에게 한번 찍히면 끝인데 어찌 실명공개가 가능한가요"라며 구자균 LS산전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임원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듯 했다. 회사에 피해 사실을 제보 할 경우 각종 암묵적인 불이익이 따를 수 있어 제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LS산전 관계자는 내부자를 색출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LS산전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제보를 해야 관련 사항을 파악해 볼 수 있다"며 "아직 어떤 제보도 들어온 것이 없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는 말했다.

관련 사안에 대해 LS산전 노조 관계자도 “실제 피해자가 나와야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며 사측과 유사한 입장을 반복했다.

회사 내부의 권력형 성희롱 및 폭언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 놓고 말하기가 어렵고 말한다 해도 내부 고발자라는 멍에를 쓰고 사내에서 불편한 시선들을 감당해야 하기에 더욱 제보가 어려워 보인다.

“로열패밀리들이 밀어준다니... 그냥 잊으려 노력할뿐입니다”라며 제보 글이 끝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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