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일감 몰아주기‧통행세’ 등 방법으로 횡령‧배임 의혹 포착
조세포탈‧비자금‧갑질‧밀수 등 사정당국 수사 이어져 그룹 ‘악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진빌딩을 비롯해 10여 곳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진빌딩을 비롯해 10여 곳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세금포탈 의혹에 이어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미 조 회장 일가 등에 대해 조세포탈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 중인데, 지난주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편취’ 등의 방법으로 횡령‧배임을 저지른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8일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그룹 계열사의 건물을 관리하는 또 다른 계열사 A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조 회장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 트리온 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을 통해 통행세를 거두는 방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통행세는 일반적 거래 과정 중간에 총수 일가 소유 회사를 끼워 넣어 이 회사가 부당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기내 면세품의 상당 부분을 면세품 수입업체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대신 트리온 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을 거쳐 납품받아왔는데, 이들 업체는 물품 공급가의 일부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4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계열사 정석기업,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어 25일에는 미호인터내셔널, 트리온무역 사무실, 태일통상 사무실, 임동재 미호인터내셔널 공동대표의 자택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미호인터내셔널은 직원들에게 폭언·폭행 등 갑질을 저지른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린 업체로, 대한항공 등 기내면세점에 화장품 제품을 공급한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양호 회장 등 범(汎) 한진가(家) 5남매의 수백억원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기업·금융범죄전담부인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 중이다. 

그동안 서울국세청은 조양호 회장 등 5남매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왔으며 이들이 고(故)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대로 추정된다.  

또한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대한항공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조양호 회장에 대한 비자금 조성 여부 등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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