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상·저술지원·기획취재지원 등 중단…강연·저널리즘 세미나 등은 계속
설립 당시부터 ‘언론장악 의도’ 등 지적받아…이재용 부회장 의중 반영?

삼성언론재단 홈페이지 일부 캡처
삼성언론재단 홈페이지 일부 캡처

삼성언론재단이 삼성언론상, 해외연수, 저술지원, 기획취재지원 등 주요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연수나 저술지원 등 재단의 사업에 대해 ‘삼성의 언론장악 수단’이나 ‘경언유착(經言癒着)’ 등 비판적인 시선이 제기되자 이 같은 지적을 받으면서 사업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재단은 지난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삼성언론상, 해외연수, 저술지원, 기획취재지원 등 주요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언론환경 변화에 따라 재단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폐지되는 4개 사업 외에 강연이나 저널리즘 콘퍼런스 등 선발을 거치지 않고 언론발전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단의 결정에 대해 그동안 비판적 시선과 불필요한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더이상 사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언론재단이 홈페이지에 삼성언론인상 등 주요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삼성언론재단이 홈페이지에 삼성언론인상 등 주요 사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그동안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언론인들은 이른바 ‘삼성 장학생’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고, 재단의 언론인 저술 지원이나 기획취재 지원 등에 대해서도 ‘삼성의 언론장악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언론재단은 지난 1995년 10월에 ‘언론이 잘 되어야 국가와 국민이 잘 된다’는 설립 취지를 내걸고 출발했다. 설립 이듬해인 1996년 언론인 해외 연수 사업을 시작했고, 1997년에는 저널리즘에 뛰어난 공적을 남긴 언론인과 언론단체를 시상하는 ‘삼성언론상’을 제정해 7개 부문에서 시상했다.

또한 언론인의 취재 경험 등을 사회와 공유하게 한다는 취지의 저술 지원과 함께 언론 본연의 기능이지만 언론사 재정난 등으로 위축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기획취재를 위한 지원 사업도 진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단 설립 당시부터 ‘언론장악 의도’ 의혹을 제기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재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사가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됐는데,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LG상남언론재단과 더불어 기존 재벌 재단과 달리 자본금 기금 규모가 100억원대 이상이어서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일부 언론 등에서는 삼성이 재단을 설립해 언론인 등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언론계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확장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일부 언론이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삼성과 언론의 경언유착 의혹을 지적한 것도 재단의 결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재단의 결정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삼성언론상 등 4개 사업에 대한 폐지에 대해 일부 언론 등에서 제기한 ‘삼성장학생’이나 ‘언론장악’ 의도 때문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재단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언론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재단이기 때문에 삼성그룹의 영향력과는 무관하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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