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제일모직 일반인 공모청약이 끝났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간택을 받지 못하고 풀려나오게 될 30조원의 향방에 쏠리게 됐다. 시중 부동자금 30조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공모주 시장에 새 역사를 썼지만 납입금 3000억원 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시 여기저기 흩어지며 연말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은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대우증권, KB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에서 진행됐으며 이 6개 증권사를 통해 전체 공모주식의 20%인 574만 9990주가 배정됐는데, 신청주만 11억 207만 3920주에 달했다.

제일모직 공모청약의 흥행에는 11월 상장한 삼성SDS의 성공과 향후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정점에 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삼성SDS는 상장 첫 날 종가가 공모가 대비 72.4% 오른 32만 7500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청약 전, 제일모직의 목표주가가 최대 1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30조원가량의 자금들이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MMF나 CMA 등 단기금융상품과 은행예금, 주거래 증권사 등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이라 쉽게 주식시장 등 새로운 곳에 투자를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제일모직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25.1%의 지분율을, 이건희 회장이 3.7%,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4%씩을 확보하고 있어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만 총 45.6%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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