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다' 다수설과 '아니다' 소수설, 유보입장으로 증선위 상정
바이오젠, 바이오에피스 지분 장기적인 보유 계획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심리가 7일 오전 10시 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다수설과 소수설 그리고 유보설로 입장이 나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선위에 상정돼 역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근 금감원이 제기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감리위의 최종 심의에서 ‘분식회계로 보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인 다수설(4명)과 ‘분식회계가 아니다’라고 보는 소수설(3명) 그리고 유보입장(1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 1차 심리를 앞두고 모두 발언에서 김 부위원장은 “분식회계 심의와 관련해 선입견 없이 판단하고 민간위원 3명의 전문성과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증선위의 최종 결정 전까지는 중간 과정의 정보가 시장에 누설돼 혼란을 주지 않도록 정보 보안에 각별히 신경써 줄 것을 당부했다.

논쟁의 핵심은 합작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이다.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상장될 것이라 판단했고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보았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배력을 잃을 것이라고 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회사)에서 자회사(지분은 있지만 지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회사)로 회계 변경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지난 1차 감리위원회가 종료된 직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공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2015년 당시 바이오젠의 공시를 인용,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달 3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의 바이오센츄리라는 한 매체는 바이오젠 고위급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지만 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지는 않으며 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정리한 이후 회사(바이오젠)의 주력사업인 신경정신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지분을 언제 매각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에 참여할 의도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되는 대목이다.

한편 금감원 측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보다는 회계변경과정에서 평가차익을 인식한 분식회계에 더 큰 초점을 두고 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변경 평가하는 과정에서 4조원 대의 평가차익을 보았고 그간 계속 적자를 유지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번에 흑자기업으로 돌아선 것을 분식회계로 보았다. 콜옵션의 행사 여부가 분식회계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더불어 참여연대는 이 일련의 과정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가능케 할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문제제기한 바 있다.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젠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도 보도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증선위의 심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많은 대중의 눈과 귀가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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