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지점서 가맹점주가 성차별 항의 집회 참석한 종업원 해고
본사, 해당 가맹점주 소환 재교육‧이번 분기 판촉지원 중단 등 제재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이디야커피가 최근 한 가맹점에서 이른바 ‘페미니스트’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종업원을 부당해고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디야커피는 즉시 자체조사에 나서 이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성차별 항의 집회에 대한 찬반양론이 사회적으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디야커피 측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이디야커피 한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파트타임 직원이 “페미니스트라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지난달 회식 도중 가맹점주가 ‘혜화 시위에 갔느냐’고 물어봐 ‘아르바이트 끝나고 가서 (시위 현장에서)청소 밖에 못했다’고 답하자 점주가 ‘이제 출근하지 말고 알바 대신 중요한 시위나 가라고 했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점주는 지난달 23일 작성자에게 “이달 30일까지만 일하라”는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작성자는 이 같은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SNS에 글을 올렸고, 해당 글이 SNS상에서 확산돼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이디야커피가 SNS에 올린 ‘가맹점의 페미니스트 부당해고 게시글 관련 조치사항 안내’ 캡쳐화면
지난 13일 이디야커피가 SNS에 올린 ‘가맹점의 페미니스트 부당해고 게시글 관련 조치사항 안내’ 캡쳐화면

이에 대해 이디야커피 본사는 진상 파악에 나섰고, 지난 13일 오후 공식 SNS에 글을 올려 “온라인상에 이슈가 되었던 특정 가맹점의 근로자가 페미니스트이기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사안과 관련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점주는 이 사건에 대해 사실을 모두 인정해 종업원에게 사과를 했고, 종업원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본사는 해당 매장에 부당해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에 따른 시정요구서를 발송하고, 가맹점주를 소환해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존중에 대한 교육과 노무 준수사항에 대한 재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매장에는 다음 분기까지 추가 판촉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전국의 모든 가맹점에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며, 점주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존중에 대한 과정을 신설해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성차별 항의 집회에 대한 내용이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대립하는 사회적 이슈라는 것을 입증하듯 본사가 올린 SNS게시글의 댓글들에서 논쟁이 그대로 재현되면서 이디야커피는 이 일로 인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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