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사회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건설 영구중단 의결

경북 경주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 전경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경북 경주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 전경(자료사진-연합뉴스제공)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30년 설계수명이 끝났지만 지난 2015년 ‘10년 수명연장’결정으로 아직 운영허가 기간이 남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정부 정책에 따라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설계 또는 부지 매입 단계에서 중단된 신규 원전 4기 건설도 백지화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건설 영구중단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할 방침이다. 또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총 4기의 신규 원전 계획을 취소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날 오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경영현안설명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결정은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원전운영사업자(한수원)의 후속조처 성격이다. 

따라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예고된 것이었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작년 12월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 전까지 수급 기여가 불확실하다"며 2018년부터 공급물량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도 폐쇄 시기는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한수원이 올해 상반기 중 경제성과 지역 수용성 등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쇄 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최근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을 마치고 조기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경영 현안 설명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경영 현안 설명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2년 이미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대표적 노후 원전이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5년 ‘10년 수명연장’을 결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82년 11월 21일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12년 11월 20일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당시 연장운전을 위해 노후설비 교체와 안전성 강화 등에 5600억원을 투입해 강화한 설비 등에 대해 안전성 평가를 한 뒤 연장을 결정했고,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결정 과정과 평가 방식이 적법하지 않다’며 소송을 냈다. 해당 사건은 서울행정법원의 지난해 2월 원고 승소 판결에도 원안위가 항소에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5월부터 정비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산업부는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해도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 노동조합 등 원자력계는 이번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안전성을 재확인한 원전설비를 계속 활용하는 게 경제적이며 온실가스 감축으로 지구환경을 지켜나가는 일"이라며 "장운전을 위해 투입한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해버리는 부도덕한 이사진들에 대한 민형사상 손해배상 청구, 고소, 고발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