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결함 항공기 비행지시’ 논란, ‘진에어 면허취소’ 등 악재 겹쳐
국토부, 곧 진에어 조사결과 발표…권 대표 사임, 크게 영향주지 않을 듯

(사진=JTBC 보도 캡처)
(사진=JTBC 뉴스 캡처)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의 권혁민 대표가 취임 한달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불법 등기이사 문제와 관련해 진에어의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는 상황에서 권 대표가 중대한 엔진결함을 숨기고 비행을 강행하도록 지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최정호·권혁민 대표 집행임원 체제를 최정호 대표 집행임원 체제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진에어는 권 대표 사임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밝혔다. 사임 배경이나 회사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권 대표는 대한항공 출신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6년 7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 운항정비본부장에서 진에어 정비본부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겼고, 작년 8월부터는 최정호 대표와 함께 진에어 각자 대표를 맡았다.

그는 올해 3월 조 회장이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대표이사에 취임하자 대표 자리를 내줬다. 그러다가 올해 5월 조 회장이 조현민 전 부사장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으로 물러나자 다시 대표 자리를 넘겨받았다.

권 대표는 지난달 24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대한항공직원연대’가 엔진결함이 발견된 여객기의 운항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직원연대는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19일 괌을 떠나 인천에 도착한 B777 여객기가 괌 공항 도착 당시부터 1번 엔진이 꺼지지 않는 등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정비본부장이던 권 대표가 위험한 비행을 강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비행기 엔진이 정지하지 않는 것은 연료 공급 계통에 결함이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에 엔진 폭발 및 화재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권 대표는 승객 안전을 무시하고 위험한 비행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직원연대는 이런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런 제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했고,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가 조현민 전 부사장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문제로 진에어가 면허 취소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엔진결함 비행기 운항 지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국토부 발표 전에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에 이은 권 대표의 사임이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 처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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