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도중 실적 부진 임원들에게 “창밖으로 뛰어 내려라” 폭언 제기돼

최근 특허권(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은 대웅제약이 이번에는 윤재승 회장이 부하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막말과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특허권(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은 대웅제약이 이번에는 윤재승 회장이 부하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막말과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드러난 대한항공 조씨 오너 일가의 갑질은 그동안 일상적으로 행해졌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크게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그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검사 출신인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부하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막말과 갑질을 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대웅제약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느닷없이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 들이닥쳐 현장조사를 실시해 곤혹을 치렀다. 업계에서는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갑질 의혹과 특허권(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어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윤 회장이 임직원들과 회의 도중 실적이 부진한 임원들에게 “창밖으로 뛰어 내려라”와 “6층이라 몇 층 내려가 뛰면 죽지 않고 다리만 부러질 것”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대웅제약 직원들은 윤 회장의 과도한 실적 압박과 막말에 대해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증언하고 있다. 

실적압박에 대해 직원들은 익명 커뮤니티에서 "동결된 연봉과 승진없는 회사",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는다"는 등의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같은 불만은 영업사원들의 실적평가 기준을 달성률에서 성장률로 전환한 이후 더욱 불거졌다. 

윤 회장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도를 지나친 언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하며, 이 때문에 제약업계 내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경에는 검사 출신인 윤 회장의 행동이 임직원들을 대하는 데 있어 도가 지나치다는 말이 제약업계에서 번지기도 했다. 제약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임직원들을 취조하듯 대해 몇몇 임원급들을 포함해 대웅제약의 핵심 인물들이 경쟁 제약사 등으로 이탈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대웅제약에서 25년을 근무한 재무담당 박 모 전무가 경쟁 제약사인 S제약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대웅제약에서 마케팅 이사로 재직하던 강 모 임원도 2년 11개월 전 라이벌 업체로 자리를 옮겨가기도 했다.

또 27년간이나 대웅제약의 제품 인허가, 약가, 대관, 홍보를 담당했던 주 모 상무 또한 결국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M사로 들어가자 윤 회장이 대노했다는 후문도 돌았다.

이 외에도 지난 2013년 윤 회장이 대웅제약 부회장 당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으로 도매업체에 대한 갑질행위가 도마 위에 오른 적도 있다.

대웅제약의 온라인 쇼핑몰 ‘더샵’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했는데, 그 판매가가 도매업체가 제품을 약국 등에 공급하는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대웅제약의 갑질 탓에 한국의약품도매협회를 포함한 도매업계는 생존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후 2015년에는 대웅제약 항궤양제인 ‘알비스’를 중소 제약사에 위·수탁하며 ‘갑질 횡포’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알비스 위·수탁 ‘갑질’은 10여개 중소 제약사와 알비스 완제품을 각자 제약사의 포장을 입혀 판매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대웅제약의 알비스를 처방하고 있는 병원을 피해 영업을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갑질’ 행태는 대웅제약이 파비스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가 알비스 복제약을 개발하면서 항궤양제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이같은 조건을 담은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해 문제가 됐다.

대웅제약은 경쟁사인 메디톡스와 보톡스(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논쟁을 벌이며 1년이상 특허권(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법적 싸움을 하고 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자사 보톡스 균주를 대웅제약이 도용해 이를 바탕으로 보톡스 제제인 '나보타'를 만들었다며 보톡스 균주 출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전직 직원 A씨가 친분이 있던 대웅제약 직원 B씨에게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 일체를 전달하고 금전적 대가로 12만달러(1억30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통해 제기한 주장은 허구이며,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음해일 뿐이다"고 맞섰다.

한편 이번 윤 회장의 막말 파문과 관련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 회장이 꼼꼼한 성격이라 보고서나 서류를 디테일하게 살펴보고 지적을 하는 때는 있지만 폭언과 욕설은 없다”며 "이번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내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회의 참석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발언을 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누군가 윤 회장에 대해 음해하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내 핵심 인력들이 이탈하는 것을 두고 윤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 문제로까지 번지는 것은 물론, 그의 경영방식이 회사 이미지와 성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