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사업 재편 전망과 신성장동력 사업 주목

㈜LG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부여했다. 
㈜LG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부여했다.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고(故)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면서 구광모 상무가  LG그룹 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구 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40대 회장'이 됐다. 

㈜LG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LG는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해 구 상무에게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부여했다.   

지난달 와병 중이던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LG 이사진은 후계자인 구 회장에게 부여할 직급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내 상무 직책에서 사장 또는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회장 직함을 부여한다면 그에 대한 예우뿐 아니라 재계 안팎의 관행 등까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1978년생으로 이제 만 40세인 그의 경영능력도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주총 시작 후 이사회 의장인 하현회 ㈜LG 부회장은 “앞으로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정도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대주주가 타계함에 따라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자 한다”고 의안을 설명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했고, 이날 주총은 개의 10분만에 폐회됐다.

이로써 1995년 구 전 회장이 LG그룹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23년만에 새로운 그룹의 주인이 탄생하면서 자산 규모 123조원의 LG그룹 오너 4세인 ‘구광모 시대’가 본격 개막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날 구 회장의 등극을 ‘신호탄’으로 그룹 내 사업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구본준 부회장은 ‘장자 승계’의 전통에 따라 조카에게 길을 터주고 독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당분간은 하현회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의 보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구광모號 LG 시대가 열리면서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사업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구 회장이 최근까지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던 LG전자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를 인수한 것도 자동차 부품 성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충분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교육용 로봇 분야 전문업체 ‘로보티즈’ 지분(10.12%)을 취득했고 AI 스타트업 ‘아크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또 국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인 로보스타에 지분을 투자했고 미국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해왔다. 

또 이번 임시 주총에서 김상헌 전 네이버 사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도 그룹차원에서 AI 사업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사외이사가 네이버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의 경험이 충분히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하에 그룹차원에서 영입을 적극 주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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