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홀딩스 주총서 ‘신동빈 이사 해임안’·‘신동주 이사 선임안’ 부결
부재에도 日롯데 경영진‧주주 재신임…韓日롯데 통합경영 등 발판 마련

옥중에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옥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64)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다섯번째 승리를 거두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인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는데 성공하면서 한일 롯데 수장으로서 두 나라 사업을 지휘할 굳건한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29일 오전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소재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주주 자격으로 직접 제안한 ‘신동빈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총을 마친 뒤 자료를 내고 이들 안건에 대해 “오늘 열린 주총에서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주총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됐다.

롯데홀딩스는 자료에서 “주총에 앞서 당사 경영진은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신 회장을 대신해 어제 급파돼 일본을 방문한 경영진으로부터 한국 현황보고를 받았다”며 “서신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주총에선 의장이 참석한 여러분께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으며 이후 안건을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家)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 2015년 7월 이후 이날까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다섯 차례의 표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앞서 신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지난달 12일 한국 법원에 보석을 청구하면서까지 롯데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절박함과 의지를 드러냈지만, 주총 전날까지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은 주총 전날인 28일 신 회장의 서신을 갖고 일본으로 급파돼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들이 신 회장을 재신임한 결정적인 이유는 그간의 경영 성과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부재’와 같은 유리한 조건에서 치러진 이번 주총에서도 패배하면서 경영권 탈환 가능성과는 더욱 멀어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에 있는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주총회가 끝난 뒤 건물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왔지만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경영권 분쟁을 놓고 벌어진 형제간의 기나긴 싸움은 사실상 종결된 셈이다. 

이는 신 전 부회장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이유로 꼽히는데, 그는 1980년대부터 약 30년간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유도 경영자로서의 적격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한 신 전 부회장에게 한국 롯데 지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도 경영권 다툼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한국 내 대부분 주식을 처분하면서 현재 그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율은 0.15%에 불과해 신 회장(10.47%)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은 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자진 사임했지만 이사직은 유지했다.

재계는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유지되고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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