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반기 중 증권‧보험 등 권역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 시행
금융당국,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에 중점 천명…업계, 고강도 제재 예상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증권과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대대적으로 암행(暗行)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급격히 이동시키는 가운데 이뤄지는 첫 점검이기 때문에 고강도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증권‧보험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과 보험 등 권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 대규모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을 준비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당국 직원이나 금융당국의 위임을 받은 업체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 지점을 방문, 금융사들이 금융상품을 제대로 파는지 암행 점검하는 제도다.

이는 금융사가 ▲고객의 정보와 투자성향을 파악해 적절한 상품을 권유하는지 ▲투자 상품의 구조와 위험 등을 제대로 설명하는지 ▲수익률을 부풀리는 사례는 없는지 등을 비밀리에 점검해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하기 위해 실시된다.

금감원은 증권 부문에선 펀드와 파생상품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최근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난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상품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도 미스터리 쇼핑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 분야에선 변액보험 상품과 실손의료보험 상품 등이 고려되고 있다.

통상 변액보험과 같이 구조가 어려운 투자형 상품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올해는 금융소비자 접점이 큰 실손의료보험 상품 판매 여건을 살펴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미흡한 회사에 대해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이행 여부를 현장 검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모두 올해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대 과제로 천명한 만큼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도 예년보다 강력할 것이고 전망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각 금융업권 협회장들과 상견례한 자리에서 “금융회사가 고객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고객에게 과다한 위험을 부담시키는 영업 관행이 지속되는 한 신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영업행위와 관련한 윤리의식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전이라도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 정책을 적극 발굴해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를 강화해 소비자보호에 미흡한 금융사에는 업무 추가나 자회사 편입 때 페널티를 주고 매우 미흡하면 판매제한 등 일부 영업을 정지하기로 했다. 

또한 보험 분야는 우선 관리 대상으로 설정하고 보험금 지급 및 지급 거절 사유가 담긴 약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면 관련 보험상품을 판매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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