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근로자, 공사현장서 배수관에 끼여 사망…유족측, ‘안전관리’ 지적
‘사망사고 제로 달성’ 목표에 찬물…정부의 안전관리체계 점검도 부담돼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공사현장에서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로 동부건설이 목표로 세운 ‘사망사고 제로(ZERO) 달성’이 구호에 그쳤다는 지적과 함께 유족들이 동부건설의 사고 수습 방식에서의 무성의함을 지적하는 등 사고 발생 한달이 지나도록 합의를 이루지 못해 비판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부가 최근 ‘산업재해(건설현장) 사망자 절반 줄이기’의 일환으로 건설현장에서의 안전관리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동부건설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경북 영주 관내 우회도로(국도 36호선)’ 건설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유족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와 관리감독자 배치로 더이상의 사상자를 줄여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친이 동부건설의 안전관리 소홀로 750kg 배수관에 치여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사망한 근로자 A씨는 동부건설에 소속돼 영주시 우회도로 율평지하차도 박스구간 2BL에 750kg의 시멘트로 된 배수관을 연결하는 작업에 투입됐다 사고를 당했다.

유족측이 SNS에 게시한 무게 750kg의 배수관

A씨는 안전장치 없이 벽 쪽에 서 있다가 포크레인이 들어올린 배수관이 회전하면서 복부를 강타당했고, 배수관과 벽 사이에 끼어 복강 내의 장기와 대혈관들이 파열돼 사망했다.

유족은 동부건설이 20년 경력의 목수였던 A씨를 시멘트로 된 배수관을 연결하는 작업에 동원했다며 잘못된 업무배치를 지적했다. 

또한 750kg이라는 무게의 배수관을 작업할 때 4명이 2인 1조로 2개조가 작업에 나서야하지만 다른 조는 2인 1조였던 것과 달리 A씨는 혼자 투입됐다면서 인력배치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작업 때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고, 관리감독자도 부재중이었다며 A씨가 동부건설 측의 허술한 안전관리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유족은 동부건설 측의 사고 수습에 대한 안일한 태도도 문제삼았다.

동부건설이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 합의에 나서지 않고 정형화되고 획일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해 마무리 지으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동부건설 관계자는 “배수관 연결 작업에는 시멘트를 타설하는 작업이 있어 거푸집이 필요하기 때문에 목수도 필요한 인원”이라며 “당시 관리감독자가 부재했던 이유는 작업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관리감독을 하기 때문에 다른 현장을 살펴보러 이동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 측은 현재 노무사를 선임했으며 회사와 합의를 진행 중이다. 회사와 유족이 두차례 만나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세 번째 합의를 위해 만남을 시도했지만 유족측을 만날 수 없었다”며 “유족측이 회사에 과하게 요구하고 있어 그동안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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