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물량 빼돌리는 '노조 죽이기' 불법행위 규탄대회 열어
노사간의 갈등으로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의 몫

전국택배연대노조가 11일 오후 경남도청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대회를 열고 배송 송장에 별표를 표기해 해당 물량을 집하하지 못하게 한다며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조가 11일 오후 경남도청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대회를 열고 배송 송장에 별표를 표기해 해당 물량을 집하하지 못하게 한다며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영남권 지역에서 조합원 앞으로 할당된 물량을 빼돌려 전국택배연대노조의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11일 택배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배송 송장에 별표 2개(★★)를 표기해 해당 물량을 집하하지 못하게 하거나 다른 택배 회사를 통해 배송하라고 강요하는 등 불법을 자행해 ‘노조 죽이기’를 시행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이날 사측의 '물량 빼돌리는 노조 죽이기'에 항의하기 위해 택배 차량 120여대를 도청 앞 도로변에 일렬로 주차하기도 했다.

이들은 "집하를 못 하면 대리점과 일반 택배 기사들도 집하 수수료 수입을 얻지 못한다"며 "노조의 적법한 쟁의행위를 무력화한다는 미명 하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비조합원들에게까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는 그간 공짜로 해온 택배 분류 작업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며 분류 작업만 거부하고 있을 뿐, 배송업무는 해태하지도 중단하지도 않았는데 사측은 마치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노조는 “이 사태는 치밀한 기획 하에 진행된 것”이라며 “재벌 적폐의 민낯이 세상에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택배 노동자들은 주인 된 삶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에 나섰음을 CJ대한통운은 알아야 한다”며 “사측은 즉시 빼돌린 물량을 원위치시켜 택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CJ대한통운과 전국택배연대노조 간의 갈등 때문에 피해를 보는 쪽은 애꿎은 소비자이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자주 구매하는 이남영(26)씨는 "평소에 택배 주문하면 적어도 3일 이내에 왔었는데, 지금은 5일째 됐는데 아직 안 왔다"라며 5일전에 주문한 택배가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데 대해 의아해했다. 

과일을 주문했던 김미영(33)씨는 "친구들도 택배가 한 2주 동안 안 온다고 그런다. 다른 친구들도 일주일 이상 걸리는 거 같다 하더라" 며 택배가 늦게 도착하는 이야기가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주요 관심사라고 했다. 

경남과 울산 등 영남권 곳곳에 택배도착이 지연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7일부터 경남과 울산에서 일하던 택배노동자 대신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CJ대한통운 직영기사 등의 '대체인력'을 투입해 '대체배송'을 시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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