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전산오류로 진료기록 사라져 검사‧진료 제대로 못 받아
병원측 “진료기록, 매일 삼중백업 거쳐…유실될 수 없다” 반박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최근 새로 구축한 환자 진료기록 전산시스템과 관련, 진료기록이 유실돼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길병원 측은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 중 호환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지만 진료기록이 유실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근 인천지역의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A씨가 지난 18일 길병원 심장내과를 방문해 정기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혈액 검사(채혈)와 심전도 검사, 엑스레이 검사를 할 예정이라는 검사 항목을 설명을 들었다. 

길병원은 검사 전에 관련 진료비를 먼저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으므로 원무과에 진료비를 납부하고 차례대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A씨는 심장내과에서 내준 안내문을 받아들고 원무과로 갔지만 원무과에선 병원 내 전산 오류로 엑스레이 검사를 요하는 전산기록이 심장내과에서 원무과로 넘어오지 않아 엑스레이 검사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A씨 측은 “(병원 측이)전산 오류로 데이터가 안 넘어와 오늘은 혈액 검사와 심전도 검사만 하라고 했다. 엑스레이 검사는 언제 하냐고 물었더니 다음에 혈액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당 교수님을 만날 때 받으라고 했다”며 “혈액 검사는 되는데 엑스레이는 왜 안되냐고 되물었더니 병원 관계자들도 전산 오류라고만 할 뿐 말을 못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전산 오류는 심장내과뿐만 아니라 소화기내과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화기내과의 경우 환자의 진료기록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는 B씨는 “1년 전 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내 진료기록이 없다. 나만 없는 게 아니라 소화기내과에 입원한 환자들의 진료기록이 모두 사라졌다”며 “진료기록이 없어 진료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길병원은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일부 에러가 발생했을 뿐, 진료기록 데이터가 유실된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진료기록은 1차 정보 백업 후 2차 백업을 거쳐 매일 밤마다 테이프로 백업하는 등 삼중으로 백업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진료기록 데이터가 유실될 수 없다. 진료기록이 유실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전히 동기화되지 않아 불편함은 인정하지만 기존의 환자나 고객분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길병원의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인데다 수기로 코딩을 하면서 진료기록 유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한동안 고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로 인해 환자는 자신의 진료기록이 유실되는 상황을 겪거나, 유실되지 않더라도 진료기록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워 오진이나 부실한 진료를 받음으로 인해 그동안 문제가 됐던 의료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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