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가 조작 및 가상화폐 통한 사기 가능성"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 "'150조 보물선 인용'에 사과"
150조 규모 보물 진짜 있나?…의구심 증폭

신일그룹 측은 “지난 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신일그룹 측은 “지난 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있다고 알려진 ‘돈스코이호’의 선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신일그룹(대표 최용석)이 주가조작과 부정거래 및 가상통화를 통한 사기혐의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돈스코이호는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으로, 1905년 러·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울릉도 인근에서 일본군 공격을 받아 가라앉았다. 이 배에는 금화와 금괴 5000상자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신일그룹은 지난 17일 문제의 돈스코이호의 선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신일그룹 측은 “지난 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세간의 이목이 모아졌다.

한편 최 대표가 코스탁 상장사인 제일제강의 주식을 인수한다는 발표와 150조원 보물선 설(說)에 제일제강의 주가는 출렁였다.

제일제강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가 최용석 대표 등 개인들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후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의 선체를 발견했다는 발표를 한 지난 17일 제일제강 주가는 상한가를 쳤고 이미 6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이달 18일 장중 한때는 5400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내 신일그룹은 지난달 1일 설립된 신생회사로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한 사실이 알려지고 돈스코이호에 실제로 보물이 실려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면서 제일제강 주가는 곤두박질쳐 지난 24일 2235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수상한 과정을 지켜보던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불거진 '보물선' 이슈와 관련해 주가조작 및 가상통화를 통한 사기 혐의를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보물선 관련주가 이상 현상을 보여 시세조종(주가조작)과 부정거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신일그룹 주식이 보물선 발견 발표를 하기 전인 지난 5월께부터 이미 거래량이 급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제일제강 외에 보물선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급등락한 다른 일부 종목도 모니터링했지만 다른 종목의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일단 신일그룹과 제일제강 쪽에 조사를 집중할 계획”이라며 “신일그룹이 올해 초 신일골드코인이라는 가상통화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집한 것을 둘러싸고도 문제가 없는지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질의를 받고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사기와 관련해 개연성 있는 부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이 건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며 "가상통화 불법행위는 유사수신이나 불법 다단계, 사기 등으로 현행법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신일그룹 측은 26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돈스코이호와 관련 '150조원 보물'이라는 인용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돈스코이호의 발견을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입한 것을 미뤄 생각할 때 의미 있는 재산적 가치가 충분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반증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이라는 문구의 사용은 저희가 탐사를 계획하기 이전부터 사용됐던 문구였다"고 말하며 "공기관에서도 보물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기사화된 일부 언론보도 및 추측성 자료 등에 따라 검증 없이 인용 사용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무책임한 인용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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