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원인 분석 중"
현대차 "원인 아직 나오지 않아 확대 해석 말아 달라"
LG화학 "폭염으로 인한 배터리 발화 가능성은 낮아"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리콜 조치를 받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이번에는 정차 도중 트렁크 뒷좌석 배터리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리콜 권고조치를 받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정차 도중 배터리가 장착된 부분인 트렁크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완성차 제조업체인 현대차의 기술력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경북 경산소방서에 따르면 화재 사고 차량인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부터 약 10분 간 주행한 후 경산시 옥산동에 위치한 한 이면도로에 정차한 뒤 약 7시간이 지난 1일 오전 5시 42분경 트렁크 뒷좌석 배터리 부근에서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오닉 일렉트릭는 지난 2016년 출시 후 올해 부분변경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 차량에​​ 사용된 배터리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200km 갈 수 있으며, 88kW 출력의 모터와 28kWh 용량의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됐다.

경산소방서 측에서 제공한 사진을 보면 사고 차량은 차량 뒷부분 고전압 배터리 부분에서 불이 나 트렁크 부분이 검게 타고 연기가 가득했다. 차량 앞 보닛 안쪽 모터 등 부속품은 깨끗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화재 사고의 원인을 차량 내 배선과 배터리 문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경산소방서 담당자는 "현재 소방서 측에서는 화재를 진압하고 문제의 차량을 대구 소재 현대 서비스 센터로 이관했다"며 "서비스 센터에서 현대차와 LG화학 등 7개 관련 업체들이 함께 모여 원인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재 원인 파악을 위해 조사 중"이라면서 "아직 확실한 원인이 나오지 않았고 현재 한번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확대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해당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납품한 ​LG화학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배터리가 발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 이어진 폭염의 온도보다 더 높은 고열에서 테스트를 거친다"며 "자연적으로 배터리가 발화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배터리가 있는 트렁크 부근 화재(왼쪽)가 발생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사진-경산소방서)
배터리가 있는 트렁크 부근 화재(왼쪽)가 발생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사진-경산소방서)

한편 문제의 차량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4월에도 엔진의 결함 가능성이 발견돼 국토교통부의 리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엔진클러치 구동장치의 결함으로 장치 내 오일 누유 및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해당 차량을 포함해 1만여대를 리콜 명령했다.

현대 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지난 4월에도 엔진 결함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를 받은 것에 이어 이번 화재 사고까지 발생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4740대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판매량이 기술력을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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