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총수일가 등에 대항하는 노조 만들 것” 포부 밝혀
대한항공, 일반노조‧조종사노조‧조종사 새노조 이은 네 번째 노조 출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항공 보복인사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항공 보복인사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최근 출범한 대한항공의 네번째 노동조합의 지부장에 당선됐다.

박 전 사무장은 지난 2014년 발생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로, 앞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일가와 그 부역자들에 대항해 나가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6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에 따르면 직원연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초대 임원 선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대 지부장에 단독 출마한 박 사무장이 찬성 93.05%로 당선됐고, 부지부장에는 객실승무원인 유은정 후보와 정비사 송민섭 후보가, 회계감사는 승무원 신현규 후보가 각각 90%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다.

직원연대는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을 시작으로 촉발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당시 익명 채팅방에 모여 총수 일가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지난달 4일 출범했다.

그동안 직원연대는 자발적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직원들의 저항을 주도했다.

이후 직원연대 결성을 주도한 익명 채팅방 관리자가 직원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박 지부장과  갈등으로 직원연대에서 탈퇴하면서 박 지부장이 직원연대 활동을 주도했다. 그러다가 직원연대 주도하에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산하 지부 설립이 완료됐다.  
 
직원연대는 결성 당시 민주노총 산하 조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는 물론 조합원 보호를 위한 법률 대응과 필수공익사업제도개선 등 분야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객실·운송·정비 등 각 분야 노동자들이 속한 일반노조(한국노총)와 조종사 노조(민주노총), 조종사 새 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일반노조는 대한항공 2만여 직원 중 1만1000명 가까운 조합원을 거느린 최대 노조이지만,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일가 경영일선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 상당수는 일반노조를 회사 편에 선 어용(御用)으로 여기고 있다.

일반노조는 1994년 위원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꾸고, 3년에 한 번꼴로 노사 임금협상을 회사 측에 위임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 사무장은 지부장에 출마하면서 “일반노조원으로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며 “조씨 일가(한진그룹 총수일가)와 그 부역자들에 대항해 나가는 노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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