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병원측, 간호사용 워크테이블 치우라고 지시…직원‧환자 피해 입어”
병원측 “미관상 좋지 않아 치우라고 한 것…이사장 부부 내원과는 무관”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소재 강릉아산병원 전경(사진-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소재 강릉아산병원 전경(사진-연합뉴스)

강릉아산병원이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부부의 내원과 관련해 간호사들에게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산하 의료원으로, 노조측은 병원측이 이사장의 방문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이 같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7일 강릉아산병원노조에 따르면 정몽준 이사장 부부는 지난 6일 강릉 사천면에 위치한 병원에 방문해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봤다.

병원측은 이날 오전 간호사들에게 척추센터 앞에 있던 외과의 간호사용 이동식 워크테이블을 모두 치우고 주변을 청소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PC를 연결하는 전선이 보기에 지저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동식 워크테이블은 간호사와 간호보조원으로 구성된 지원인력(헬퍼)들이 타 부서에 지원을 나왔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해당 부서는 환자가 많아 다른 부서에서 파견을 온 헬퍼들이 이 워크테이블에서 환자들의 접수를 받고 진료 일정을 설명하는 용도로 쓰였다.

그런데 병원측에서 정 이사장 부부의 방문으로 워크테이블을 치우면서 간호사들은 물론 환자들까지 피해를 입었다며 이는 이사장 부부라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부당업무지시라고 노조측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노조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6일 정몽준 이사장 부부가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 이사장 부부가 병원을 방문한다고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측은 이들이 다녀간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 이사장 부부에 대한)특별한 의전이나 관련 지시가 내려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데, 워크테이블을 치운 것도 간호팀장이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직접 치웠으며 PC를 연결하는 인터넷선 등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치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크테이블은 이동식이기 때문에 환자가 많지 않아 바쁘지 않을 땐 다른 곳으로 치워둔다. 정 이사장 부부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릉아산병원은 지난 1996년 11월 개원했으며,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재단 산하 의료원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부친인 정 명예회장이 지난 2001년 타계한 이후 지금까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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