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물량 투입해 직영근로자 600여명 고용유지…2천여명은 ‘고용불안’
무급휴직 제안했으나 노조와 충돌 예상…협력사 2천여명은 ‘대량실직’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기면서 이달 말 해양공장(조선소 작업장)의 가동 중단을 예고한 가운데 직영 및 협력업체 근로자 4600여명의 고용불안이 예상된다.

일단 회사는 조선물량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직영 근로자 600여명의 고용 유지밖에 할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나머지 직영 근로자 2000여명은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한편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명은 무더기 실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해양공장의 마지막 수주 물량인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가 출항하면 직영 근로자 2600여명, 협력업체 근로자 2000명 등 4600여명의 고용불안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이날 해양공장에 조선사업부 물량 일부를 돌려 선박 블록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입 물량은 기존 조립 1공장과 패널 블록공장 물량 3만톤가량이며, 연말까지 가동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해양공장 부지 일부를 육상플랜트 설비제작과 액화천연가스(LNG)선 골조구조물(TRUSS) 적치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 방안을 통해 해양공장 직영 근로자 2600여명 중 조선 물량을 맡을 300명가량과 해외 현장 설치, 사후 관리 인력 300명가량 등 직영 근로자 총 600명 정도가 해양공장 소속으로 계속 일하게 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물량 전환에도 불구하고 해양공장의 나머지 직영 근로자 2000명가량은 유휴인력이 된다.

회사는 유휴인력에 대해 무급휴가를 제시했으나 노조는 유급휴가, 전환 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명은 소속 업체가 마지막 일감을 마무리하면 원청인 현대중공업과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해양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모두 일자리를 잃게 돼 대량실직 사태를 피할 수 없다.

계약 해지로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을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조선 분야의 구직을 바라고 있으나 타 조선업체의 수주 물량도 많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한숨은 깊어져가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 산반기까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조선 분야에서 모두 20건을 신규 수주했다. 수주 잔량도 94건이다. 

반면, 해양분야는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가 마지막 수주로, 이 설비가 오는 25일 전후로 완공돼 출항하면 작업할 해양물량이 바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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