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시스템 에어컨 고장 처리 능력 부족인 하이엠솔루텍에 유지‧보수처리 맡겨
일감몰아주기 폐혜 지적에 LG "제품의 전문성과 책임성 제고 위한 것,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

LG전자가 LG그룹 계열인 하이엠솔루텍에 상업용 에어컨 유지보수 용역을 독점케 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기업 일감몰아주기(LG전자-자회사 하이엠솔루텍)"라는 제목의 소비자 불만 사항이 올라왔다.

자영업자로 보이는 글 작성자인 A씨는 가정용이 아닌 사업장에 설치된 상업용 ‘LG 시스템 에어컨’이 고장났을 때 수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시스템 에어컨의 유지‧보수는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에서 독점하는데, 하이엠솔루텍의 유지‧보수처리 지역이 광범위해 소요기간이 길어져 자영업자들이 에어컨을 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A씨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던 시스템 에어컨 고장으로 LG전자 고객센터에 문의를 한 결과 엔지니어가 직접 방문토록 한 날짜가 접수일로부터 17일 이후였다"며 "이에 LG전자 서비스센터에 직접 찾아가 문의를 하니 상업용 에어컨에 대해선 ‘하이엠솔루텍’에서만 수리·관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서비스센터에서도 시스템 에어컨에 대해 수리를 하고싶어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일반 서비스센터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소비자의 고통을 뒤로 한 채 대기업과 자회사 간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형적인 대기업 일감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불편은 '나몰라라'하는 셈이다.

하이엠솔루텍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엔지니어는 370명으로 이들이 전국의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의 사후처리를 모두 맡고 있다. 

서비스 인프라가 빈약함에도 하이엠솔루텍이 처리 능력 이상으로 일감을 몰아받으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인 자영업자들이 보고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로 지난해 총 매출 2087억원 중 62%에 달하는 1302억원을 수의계약에 의한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에어컨 서비스센터는 30곳으로 엔지니어는 370명 가량 된다"며 "이들로 충분히 전국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리 관련 소요 기간이 길어진 것은 최근 폭염으로 유지‧보수 신청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로서, LG전자의 사후 서비스의 전문성과 제품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LG전자가 하이엠솔루텍에 제품 사후처리를 전담해 서비스하는 것이지, 이것이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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