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등 고려해 면허취소 내리지 않기로”
다만 ‘갑질 경영’ 논란으로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등 제제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김정렬 2차관이 진에어, 에어인천 면허취소 여부 최종결정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계열의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항공법 위반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지만 결국 항공 면허 취소를 피하게 됐다.

진에어는 올 초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 국적자임에도 대한민국 국민만 가능한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았던 것 때문에 그동안 정부는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결국 진에어의 항공 면허를 유지시키기로 결론을 내리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다만 진에어는 일정기간 동안 신규노선 허가 제한 등 제재를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진에어에 대해 항공운송사업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한 결과 고용불안과 소비자 불편 등을 고려해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는 진에어가 ‘갑질 경영’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제재를 하기로 했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 4월 미국 국적자인 조 전 부사장을 2010∼2016년 6년 간 등기이사로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국토부는 두 차례 청문회를 열어 진에어 입장을 청취하고, 직원·협력사·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전문가 법리검토 등을 통해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했다.

또한 국토부는 지난 16일 법률·경영·소비자·교통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면허자문회의를 열어 진에어의 항공 면허 취소에 대한 최종 의견을 수렴했다.

‘물벼락 갑질’ 논란의 주인공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지난 5월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br>
‘물벼락 갑질’ 논란의 주인공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지난 5월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토부 김정렬 2차관은 “면허자문회의에서 면허취소 여부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며 “법 위반 행위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해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차관은 청문 과정과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면허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면허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손실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 자문회의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차관은 현재 외국인 임원 재직의 결격 사유가 해소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항공법 취지에 비해 외국인의 등기임원 재직으로 인한 항공주권 침탈 등 실제적 법익 침해가 적다는 판단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소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면허취소가 아니더라도 ‘갑질’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되고, 진에어 경영이 정상화 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런 제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진에어와 함께 외국인 임원이 2012∼2014년 재직한 사실이 드러난 에어인천에 대해서도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진에어 사태를 계기로 우리 항공산업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항공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며 “제도 개선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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