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현대重‧대우조선 모두 수주 절벽으로 노조에 무급휴직 제시
노조, 파업·상경투쟁 통해 사측에 강력 반발…대화 가능성도 ‘암울’

해무에 덮인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의 골리앗과 크레인.(사진-연합뉴스)
해무에 덮인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의 골리앗과 크레인(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 노사가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임금협상 등 산적한 문제들을 놓고 의견차가 커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이들 업체들 모두 휴가 이전에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타결을 하지 못했는데, 휴가가 끝난 후 현재까지도 이견이 좁혀지기는커녕 사측이 수주 절벽 등을 이유로 무급휴직 등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향후 임단협 교섭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노조격인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국회의사당 앞,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 등에서 2016년 시작해 3년째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임금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면서 연속 상경투쟁 집회를 열었다. 또한 김원극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최근 진행된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노협에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제안했다. 무급 순환휴직이 시행된다면 1974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생산직·사무직 노동자 3000여명이 유급휴직을 번갈아 시행해왔으나 경영 사정 악화에 따라 무급휴직까지 검토에 나선 것이다.

사측은 무급 순환휴직 외에도 ▲기본급 동결 ▲복지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 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했고, 노협은 ▲기본급 5.1% 인상 ▲고용 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의견차를 보였다.

삼성중공업측은 신규 일감 수주를 하지 못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무급휴직을 제안한 것이라며 회사 자구계획의 일환이자 고육책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협측은 이러한 회사의 처사가 지금까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직원들을 기만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45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겨 오는 20일부터 해양공장(조선소 작업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휴 인력에 대해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측은 해양 부문 임원 30% 감축 및 직원 2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 실시하는 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는데, 이에 노조측은 유휴 인력에 대한 전환배치 등 일자리 안정을 회사측에 요구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13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점을 감안해 노조에 임금 10% 반납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회사측에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파업을 결의해 앞으로 노사간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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