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의 실상은 그룹 내 계열사로의 편입…'눈 가리고 아웅'격이라는 지적도
지난해 국감서 "GS그룹은 허씨 일가 일감몰아주기 왕국"질타

GS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침에 따라 내부거래를 해소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를 청산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정리하는 듯 보였던 청산의 실상은 공정위의 의도와는 아예 그 결이 달랐다. 그룹내 계열사가 오너일가 소유의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 시킨 것에 지나지 않아 편법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회사는 GS그룹 4세들이 자본금 7억5000만원을 투자해 2010년에 설립한 오너일가의 지분률이 100%였던 엔씨타스다.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29.30%,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장녀 허정현 21.92%,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의 장남 허주홍 GS칼텍스 부장 12.76%, 허부장의 동생 허태홍씨가 10.44%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이 100%였다.

엔씨타스는 파르나스 타워,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등 GS리테일이 최대주주로 있는 파르나스호텔의 운영관리를 독점하며 손 쉽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경우 전체 매출 371억원 가운데 26.4% 해당하는 98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2016년에도 95억원을 내부거래로 달성, 2015년 역시 내부거래로 79억원의 매출 올리는 등 매출의 30% 가량을 내부거래로 성장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오너 일가가 지분 전부를 가지고 있고 내부거래 매출이 높은 만큼 사익 편취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제재가 강화되면서 올해 초 청산 절차를 거쳐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청산 절차 이후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 편취 논란이 해소되는 듯 보였으나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던 엔씨타스는 돌연 GS그룹내 계열사의 분기 보고서에 그 이름을 올린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자이에스앤디가 엔씨타스를 흡수 합병 해 엔씨타스의 사명이 자이에스앤디로 변경됐다.

자이에스앤디는 GS건설이 지분 85.6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GS그룹 내 계열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와 사익편취 논란에서 회피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 논란 해소 차원에서 청산 절차를 밟았던 오너일가 사적 소유 회사를 계열사의 자회사로 끼워 넣는 것이 편법으로 보여서다.

자이에스앤디 역시 모회사인 GS건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회사로 결국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리스트에 이름을 하나 더 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자이에스앤디는 GS오너일가 등 특수 관계자 지분이 26.62% 달하는 GS건설이 85.61%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 1417억 가운데 GS건설로 부터 올린 매출만 664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만 46%가 넘는다.

한편 향후 공정거래법 규제가 강화되면 이 같은 '꼼수'도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상장·비상장사 모두 총수일가가 20% 이상의 지분을 갖는 경우와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받는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경우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GS그룹의 일감몰아주기는 '고질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S그룹은 허씨 일가 일감몰아주기 왕국”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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