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회사, 의료용품 쪼개서 팔다 덜미
법원 "허가 내용과 달리 자의적으로 묶음 판매"

 

국내 한 대형 제약회사가 당국 허가 내용과 달리 자사의 편의로 의료용품을 '쪼개기' 판매해오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조상민 판사는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제약업체 A사 전 대표이사 김 모 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전 영업본부장 허 모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A사 법인에는 양벌규정에 의거 벌금 1000만원이 처분됐다.

이들은 당국의 허가와는 달리 판매 편의를 목적으로 의료용품을 소분(小分, 작게 나눔)해서 판매했다. 

김 씨와 허 씨는 지난 2012년 당초 한 상자에 25매 들어간 수입 습윤밴드를 2매씩 나눠 판매하기로 계획, 실제로 각 2매로 나눠 재포장한 제품 40만여 개를 유통한 혐의로 기소됐던 바 있다.

A사는 애초 당국으로부터 상자당 25매로 수입허가를 받아 해당 제품을 들여왔지만, 실제 판매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 법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판매한 꼴이 됐다.

의료기기법에 따르면 허가 또는 인증받지 않거나 신고하지 않은 의료기기를 수리·판매·임대·수여·사용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조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단순히 판매상의 편의를 위해 허가받은 내용과 달리 2매씩 소분해 판매한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국내 유수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자로 사회적 지위 등에 비춰 범행 내용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행위의 위험성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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