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관련 회사‧노조 모두 '무응대'로 일관
청원인 "물증 확보 했다. 적절한 조치 없으면 증거 제출하겠다"

사진- 대구텍 홈페이지 캡쳐
사진- 대구텍 홈페이지 캡쳐

워런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알려진 중견기업 대구텍(사장 한현준)이 고위 임원들의 비위 행위 관련 내부고발이 이어지면서 논란에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회사와 대구텍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은 커지고 있다.

대구텍은 고강도의 텅스텐 절삭공구 부문 국내 1위 기업으로 지난 1998년 이스라엘 IMC(International Metalworking Companies)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06년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가 IMC그룹 지분의 80%를 획득하면서 IMC그룹의 자회사인 대구텍도 워런 버핏의 손자회사로 계열화됐다.

이어 2013년 5월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나머지 20% 지분을 인수해 대구텍은 워런 버핏의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텍 유한회사 - 회사 자산 횡령 및 뇌물수수, 폭언, 폭행 사건 고발"이라는 익명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10일 현재 850명이 이 청원글에 동의했다.    

현재 대구텍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청원인 A씨는 "대구텍 국내영업팀장 김 모씨는 대리점으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으며 비리를 저지르고 있고, 고위 임원은 이같은 직원들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텍 대형 내부비리와 그 비리 주체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 진상 조사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영업팀장 김 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나오는 샘플을 프로모션 형태로 부정출고 후 대리점에 유상 판매하는 방식으로 큰 사적이익을 취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씨가 지속적으로 대리점들로 부터 뇌물을 요구하고 받아왔다고 주장하며 "뇌물을 주지 않는 대리점은 대리점 지원에서 배제되거나, 대리점 계약해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총괄이사는 묵인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영업사원들에게 폭언 및 폭행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갑질과 횡포로 피해받은 사람들로부터 부정 부패와 관련된 물증은 다 확보됐다"면서 "(이들에 대한)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부인할 수 없는 다수의 물증을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대구텍의 부정 취업 관련 폭로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012년부터 다수의 직원을 채용하면서 회사 간부의 자녀, 지인들이 무더기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이글의 청원인은 "사무실 경리직원으로 채용된 3명 모두 회사 직원의 자녀와 지인이었고, 간호학과를 졸업한 임원의 자녀도 채용돼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정 취업 논란이 불거진 시기가 한현준 사장이 새로 부임한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관련 회사와 노조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사와 노조는 무응대으로 일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른 노동조합의 입장 공지"라는 글을 게시했으나 이 글은 홈페이지에 가입한 노조 관계자 이외에는 열람할 수 없다. 청원인의 주장과 관련해 노조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아 이 입장문이 '내부 입단속'을 주문하는 내용일 것이라는 의심도 나온다.

한편 청원글에서 A씨는 "마음 같아서는 경찰서에 찾아가 형사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지금까지 비슷한 다른 회사들의 사례를 보았을 때 공익 제보자만 직장을 잃고 정신적인 피해를 보았기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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