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케이크 먹은 식중독 의심 환사 수 2200여명 넘어
풀무원 공식 입장서 사죄했지만 이미 여론의 시선은 냉담

‘바른 먹거리’란 문구를 광고 전면에 내세웠던 풀무원(대표이사 이효율)이 ‘식중독 케이크’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풀무원 측은 식중독 식품을 자체적으로 회수하고 정부당국의 역학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 사태가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조짐도 보인다.

37년전 무공해 농산물 판매를 시작으로 현재 25개 회사를 거느리고 2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하며 쌓아온 풀무원의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풀무원의 계열사가 납품한 급식 초코케이크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호소한 의심환자가 2200여명을 넘어섰다. 풀무원의 손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대표이사 유상석)가 식품제조협력업체인 더불유원에프엔비로부터 납품받아 학교 등 단체급식으로 공급한 케이크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이 케이크를 먹은 식중독 의심환자 수는 2207명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풀무원푸드머스는 풀무원식품의 자회사이며 풀무원식품은 풀무원의 자회사로 결국 풀무원푸드머스는 풀무원의 손자회사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 경기 고양에 있는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은 식중독 의심환자 수는 57개 집단급식소에서 2207명(10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조사됐다.

해당 케이크에서는 티푸스성 질환을 일으키고 식중독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체 조사결과 살모넬라균 케이크는 집단급식소 184곳(학교 169곳, 유치원 2곳, 사업장 12곳, 지역아동센터 1곳)과 식중독 신고 및 추적조사 결과를 통해 추가로 확인된 학교급식소 6곳으로 총 190곳에 공급됐다.

풀무원푸드머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급식비리’로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풀무원푸드머스와 10개 가맹사업자가 지난 2012년 6월부터 4년간 수도권 지역 148개교 영양사들에게 학교별로 10만원 내외에서 최대 2000만원에 이르기까지 총 4억7491만원 상당의 백화점 및 마트 상품권을 제공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던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공 식재료는 학교별로 매달 입찰을 통해 최종 납품업자가 정해지는데 학교 영양사가 입찰 공고에 사용되는 현품설명서(주문서)를 작성한다.

낙찰 과정에서 풀무원푸드머스는 현품설명서에 특정 제품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체가 낙찰될 수 있도록 영양사들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그해 11월 푸드머스에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시정조치를 하고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다.

이효율(61) 풀무원 대표이사
이효율(61) 풀무원 대표이사

한편 풀무원 측은 이번 식중독 케이크 사태에 대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유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풀무원푸드머스는 최근 제조협력업체에서 납품 받아 학교급식업체에 공급한 ‘초코블라썸케익’으로 인한 식중독 의심 피해자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약처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회사는 고객 여러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 중인 제품을 자진 회수하고 판매중단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풀무원을 향한 소비자의 시선은 차갑다.

인터넷 SNS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학교,유치원 등등 납품 하는 업체가 그것도 브랜드 업체가 이러니 신뢰가 확 무너지네요. 이제 풀무원은 쳐다도 안 볼 듯”, “풀무원푸드머스에서 협력사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렸는데 검찰은 왜 조사 안하나" 등의 의견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며 남승우(66) 대표이사가 33년간 이끌다가 올해 1월 전문경영인인 이효율(61) 대표에게 수장자리를 넘겼다. 

문제의 케이크를 유통한 회사는 풀무원의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100% 계열사인 풀무원푸드머스다. 풀무원-풀무원식품-푸드머스로 이어진 지배구조에서 이번 사태는 이 대표의 역량을 평가할 시험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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