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청원게시판 등에 “교통량 감소 효과 미미” 꾸준히 지적 나와
권익위 “홍보 잘 안됐다” 지적…도로공사 “국민 홍보 강화할 것”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서울 톨게이트(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서울 톨게이트(사진-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 중인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공휴일 5% 할증 제도에 대해 실효성 문제가 지적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교통량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적잖이 나오고 있는데다 국민 대다수가 이 제도를 알지 못해 도로공사가 홍보를 제대로 안했다며 적극 홍보할 것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권고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로공사가 시행하는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공휴일 할증제도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도로공사가 지난 2011년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명절연휴 제외)에는 출구요금소 통과시각 기준으로 오전 7시에서 오후 9시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종 차량(승용차, 16인승 이하 승합차, 2.5톤 미만 화물차)에 대해 통행료를 평일 대비 5% 추가로 받는 제도이다.

이는 주말과 공휴일에 자주 정체를 빚는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평일로 분산시키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제도도입 취지인 교통량 감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교통량 집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평일 대비 주말·공휴일 교통량 비율이 108.8%였는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2~2017년 평일 대비 주말·공휴일 교통량 비율은 평균 107.4%로 나타났다.

이는 제도가 시행된 지 6~7년이 지나도 2011년에 비해 1.4%포인트(p) 감소하는데 그친 것이다.

또한 청원글에는 ‘정부가 봄·가을에 여행주간을 정해서 국내여행 활성화를 내세우면서도 국민들이 대부분 여행을 떠나는 주말과 공휴일에 고속도로 통행료 할증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고통받는 서민들에겐 5%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토로하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할증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을 더욱 키웠다.

권익위가 지난 3월 국민생각함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08명 가운데 76.9%(160명)은 주말·공휴일 할증제도를 몰랐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90.4%(188명)는 ‘할증제가 교통량 분산에 효과가 없다’고 답했고,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선 86.5%(180명)가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선택했다.

응답자들은 설문조사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5% 더 낸다고 해서 주말을 피해 주중에 여행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혀 효과가 없고, 다분히 행정편의주의에 의한 정책이기에 폐지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도로공사는 지난 6월 권익위로부터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공휴일 할증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도록 권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도로공사가 2011년에 제도를 시행했음에도 6~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전자들이 이 제도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홍보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폐지 부분은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면서 “또한 제도 시행 후 주말 고속도로 통행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실제로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주말·공휴일 할증제로 추가 징수하는 통행료가 사실상 평일에 할인해주는 요금이나 명절기간 동안 통행료를 무료로 해주는 부분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하며 “권익위가 제도 홍보 강화에 대해 권고한 만큼 국민들에게 이 제도를 더욱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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