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준 51%↑, 국제회계기준 32%↓…순익 계산방식 달라
카드사 “은행·보험처럼 카드사도 IFRS 기준으로 실적 발표해야”

카드사의 올 상반기 이익규모를 놓고 카드사와 금융당국이 정반대의 수치를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사는 회계장부 기준으로 순이익이 전년대비 30% 이상 줄었다고 밝힌 반면 금융당국은 내부에서 쓰는 감독규정 기준으로 카드사의 순이익이 오히려 50% 증가했다고 제시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81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2731억원) 늘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이 악화한다는 주장과 배치된 내용이다.

앞서 8개 카드사들이 국제 회계기준(IFRS)에 따라 공시한 올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31.9%(4524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같은 순이익인데 금감원과 카드사가 내놓은 수치가 크게 다른 이유는 순이익 계산 방식이 금융당국과 일반적인 회계기준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더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인데, 지난해 2개 이상 카드사에 카드론 잔액이 있는 차주에 대해선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양 기준간 실적 격차가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추가로 쌓은 대손충당금이 6064억원인데, 이는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충당금으로 쌓을 필요가 없는 것이어서 이 금액이 순이익에 포함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신한카드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이익 2758억원을 순이익을 간주하지 않아 공시기준과 순이익 격차가 더 커졌다.

양측 기준에 따른 순이익 차이는 2016년 상반기에는 841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1565억원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시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금감원이 실적을 발표할 때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감원이 은행 실적은 국제 회계기준에 맞춰 발표하고 있어 ‘이중잣대’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사만 유달리 감독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IFRS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감독기준을 참고로 명시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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