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 부회장, 총괄 수석부회장 선임…정몽구 회장 그룹 경영 보좌”
재계선 ‘경영권 승계’ 수순 추측…현대차 “승계와는 무관” 적극적 선긋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현대차의 모빌리티 지향점과 역할’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현대차의 모빌리티 지향점과 역할’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수석 총괄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는 정 부회장이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현대차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으로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이 결정한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에서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 경영권의 바통을 물려받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 부회장의 인사와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관계가 없다며 재계의 추측을 부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인사와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정몽구 회장이 그룹 전체 계열사를 맡아왔던 것에서 그동안 현대차만 맡아왔던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을 돕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겠지만 이번 인사가 경영권 승계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대차그룹에 대한 정 회장의 경영권은 여전히 공고하며 정 부회장에 대한 이번 인사도 정 회장의 판단에 따른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계 등에서는 정 수석 부회장이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인해 공식적인 직책상으로 확실한 그룹내 2인자가 됐다.

현대차그룹 내에는 정 부회장을 포함해 윤여철·양웅철·권문식·김용환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지만, 이번 인사로 인해 정 부회장이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 사장직을 수행하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다른 직함은 맡아오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올라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경영에 관여해온 계열사는 현대차가 유일했다.

그렇지만 이번 인사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월드와이드, 해비치호텔&리조트 등 완성차·철강·건설·자동차부품·금융·유통·서비스에 이르는 그룹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 승계가 언제 이뤄지더라도 차질이나 혼란 없이 정 회장의 자리를 대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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