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대출잔액 80%가 1~3등급…중금리 대출액, 20%도 안돼
제윤경 의원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 ‘무색’…대출상품 혁신성 없어” 비판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의 대부분이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고신용자 고객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 기존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대출자 가운데 약 80% 가량이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대출잔액 7조4780억원 중 78.4%에 해당하는 5조8608억원이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추가로 받았다.

반면 카카오뱅크에서 생애 첫 대출을 받은 고객의 대출잔액은 1조405억원으로 13.9%에 불과했고, 2금융권 대출만 있었던 고객이 카카오뱅크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7.7%(5766억원)였다. 

케이뱅크는 전체 대출잔액 1조1710억원 가운데 83.5%인 9782억원이 기존 은행권 대출 고객에게 돌아갔다. 

이에 비해 케이뱅크의 생애 첫 대출 고객은 9.5%(1108억원)에 그쳤고, 2금융권 대출을 받았던 고객이 케이뱅크에서 추가로 대출받은 경우는 7.0%(818억원)에 불과했다.

이렇듯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들에게 대출이 쏠리면서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는 1등급 고신용자가 대출고객의 24.07%를 차지했으며, 전체의 80.1%가 1~3등급의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케이뱅크도 전체 대출고객의 47.54%가 1등급 고신용자였고, 1~3등급 대출이 84.2%로 나타났다.

반면 중금리 대출(신용등급 4~7등급)은 카카오뱅크는 전체 대출액의 19.9%, 케이뱅크는 15.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제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1금융권 진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해주자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대출 상품 구성에서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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