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최고위험' 파생상품 '중위험'으로 속여 팔아 8000억여원대 판매고 올려"

KEB하나은행이 '최고위험' 등급이 매겨진 파생상품을 '중위험'으로 속이고 주로 고연령층 고객을 상대로 8200억원대의 매출고를 올린 것으로 보여, 이에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졌다. 금융감독원도 이 의혹과 관련해 KEB하나은행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혀 향후 금감원의 조사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모아진다.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운열 의원이 KEB하나은행과 관련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불완전판매 정황을) 인지했다"며 "11월에 하나은행 검사를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 상품에 대해 "'키코(KIKO)'보다는 덜 위험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불완전판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은행의 내부통제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 의원은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11월 부터 판매해온 양매도ETN을 자체적으로는 '최고위험' 등급으로 분류해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50대 이상 고객 총 8417명을 상대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소개하며 전국 539개 지점을 통해 8283억원의 판매고를 올려 총 69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불완전판매'에 해당할 소지가 높다고도 말했다.

‘양매도 ETN’은 풋옵션과 콜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기초로 하여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지수가 예상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한 약간의 수익을 계속 얻지만, 시장 급변으로 지수가 예상범위를 벗어날 경우 큰 손실을 보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최 의원은 “이 금융상품이 고연령층에 많이 판매됐다는 점에서 불완전 판매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체 판매 액수 중 73%가 50대 이상에게 판매됐고, 20%는 70대 이상 노인에게 팔려서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자본시장 연구원'에서 해당 상품을 '중위험 중수익'으로 표현하고 있어 그 표현을 인용, 직원용 내부 참고 자료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상품 분류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고객과 판매자에게도 혼동을 줄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회사의 직원 참고용 내부자료인데 '자본시장 연구원'의 표현을 인용해 작성하면 안 되나"라고 반문하며 "해당 상품이 판매될 때는 고객에게 '최고위험'을 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이 이 상품을 판매하며 1%의 낮은 판매수수료를 받으면서도 8000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타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이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의원이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했고 금감원장 역시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이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타 은행들의 행보에는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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