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투자계획안 발표…화학·건설 40%, 유통‧관광·서비스 각 25%, 식품 10% 비중
업계 “신동빈 회장, 8개월여 수감생활 마친 후 경영복귀하면서 자연스러운 수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 명의 일자리 창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 명의 일자리 창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간 예정된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화학·건설에 20조원, 유통 및 관광·서비스에 12조5000억원, 식품에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 2월 법정구속되면서 8개월간 총수 부재로 사실상 멈췄던 롯데가 본격적으로 재가동하기 시작한 것을 회사 안팎에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이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원 주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투자계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내놓은 투자계획안을 보면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롯데는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화학·건설이 40%, 유통 및 관광·서비스가 각 25%, 식품이 10% 비중을 차지한다.

먼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그동안 온라인 쇼핑 업체들에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롯데의 온라인 사업 역량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복합쇼핑몰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복합쇼핑몰 사업은 소상공인의 반발에 직면해 있고 국회에서도 규제 법안이 논의되는 등 험로가 예상되지만 미래성장 가능성이 큰 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된다.

화학 부문에서는 국내 여수·울산·대산 지역과 해외에선 인도네시아, 미국 등 국내외 생산거점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롯데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화학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미래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원료 지역을 다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다. 또한 앞서 인수한 국내 유화사와 고부가가치 제품 등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는 식품 부문에서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신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외 식품 설비 개선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관광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국내외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한편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롯데는 이날 5년간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만2000명, 내년에는 1만3000명 등 채용 규모를 매년 늘려나가 2023년까지 7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은 신 회장의 경영복귀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롯데는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직후에도 5년간 40조원 투자 및 7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2년 만에 다시 나온 이날 발표가 지난번보다 투자액이 10조원 늘어나긴 했지만, 고용 규모가 동일한 데다, 2년 전의 투자·고용 계획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됐는지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어 동일한 계획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와 관련, 롯데는 2016년 10월 경영혁신안 발표 이후 경영비리 재판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에 따른 여파, 국정농단 관련 재판 등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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