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47개 국내 공기업 임원 현황 분석…316명 중 118명이 관료‧정계 출신
캠코더 인사는 총 75명…정권 교체 시 낙하산 인사 반복돼 공직자윤리법 ‘유명무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공기업 임원 5명 중 2명은 업무 역량이나 전문성과 무관하게 기용된 이른바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각종 이익단체와 공직자의 유착, 전관예우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는 등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이뤄졌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 기용된 이들 낙하산 인사는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 35개와 산하 자회사 12개 등 모두 47개 기관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관장·감사·비상임 이사·비상임 감사 등 전체 임원 316명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118명이 관료나 정계 출신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관료 출신 인사가 75명에 달했고, 정계 출신은 무려 43명이나 됐다.

특히 야권 등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여한 공로로 임명됐다고 비판하는 이른바 ‘캠코더’ 출신이 모두 75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캠코더란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코드에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이다. 

직책별로 보면 기관장 42명(5개 기관은 공석) 가운데 관료 출신이 14명, 정계 출신이 3명이었다. 특히 관료 출신 14명 가운데 청와대 근무 이력을 가진 인사는 4명이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모두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의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지냈고, 강귀섭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보좌관 출신이다.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으며,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문 대통령의 핵심 참모 조직이었던 ‘광흥창팀’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한데 이어 3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감사의 경우 총 31명 가운데 관료와 정계 출신이 모두 21명에 달했고, 절반 가까운 15명이 ‘캠코더’로 분류됐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한전 자회사에만 5명의 ‘캠코더’ 출신이 감사에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임 이사와 비상임 감사의 경우 총 253명 가운데 관료 출신이 48명, 정계 출신이 32명으로 각각 집계됐으며, 이 중 ‘캠코더’로 분류된 인사는 모두 51명이었다.

이들을 제외하고 정계와 관료 출신이 아닌 나머지 임원들의 출신을 보면 재계가 46명(15%)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공공기관 42명(13%), 학계 36명(11%), 법조계 17명(5%), 세무회계 13명(4%), 언론계 9명(3%), 기타 35명(11%) 등의 순이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각종 이익단체와 공직자의 유착, 전관예우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직자윤리법이 2015년 시행됐으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낙하산 인사는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